[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시티 라이트(City Lights, 1931)’와 감사의 경제학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시티 라이트(City Lights, 1931)’와 감사의 경제학

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기사승인 2020-09-16 18:41:48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토마스 J. 레프라는 세계최고의 경영자들을 중심으로 인생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소가 무엇인가를 연구한 결과, ‘학벌이 우수한 사람, 환경이 좋은 사람,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늘 마음속에 감사로 가득찬사람”이었다고 하였다.(조셉 우드 크루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을 때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와 엄청난 선물을 안겨주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함으로써 감동을 줄 수 있고, 그럼으로써 삶을 축복으로 바뀌게 하는 것이 감사의 힘이다.

영화 <시티 라이트(City Lights, 1931)>에서도 그 사실이 증명된다. 영화의 주인공 떠돌이(찰리 채플린)는 가난하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거리에서 꽃을 파는 눈먼 소녀(버지니아 세릴)를 도와준다. 술 취한 백만장자를 도와준 것이 인연이 되어 부자 행세를 하게 된 그는, 소녀에게 집세와 눈 수술비를 마련해준다. 정작 그는 절도죄로 경찰에 체포된다. 세월이 흘러 수술에 성공하여 앞을 볼 수 있게 된 소녀는 멋진 숙녀로 변해 꽃가게의 주인이 된다. 항상 그녀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이름도 모르는 그 착한 부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가게 앞을 지나가는 남자들을 유심히 바라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어느 날 옥살이를 마치고 나와 비참한 거지꼴로 가게 앞을 지나던 떠돌이는 소녀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기뻐한다. 허름한 차림의 가게 밖의 거지가 그 때의 부자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한 그녀는 과거 자신을 도와준 이름 모를 신사를 떠올리며 연민을 느낀다. 애써 모른 척 돌아서려는 그를 굳이 돌려세운 그녀는 그의 손에 돈을 꼭 쥐어 준다.

그 순간, 손의 따뜻한 느낌이 낯설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 느낌은 옛날에 자신을 도와주었던 신사의 다정한 손이었다. 그가 자신이 가장 어려울 때, 사랑을 베푼 사람임을 알게 된다. 자신을 도와준 사람이 자신보다 더 가난한 떠돌이였던 것이다. 그녀는 ‘감사’한 마음을 언제나 간직함으로써 진정한 사랑을 얻는다. 타인에게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타인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것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感謝, thank)란 글자에서 感(느낄 감․감동할 감․고마울 감)자는 ‘다 함(咸)’에 ‘마음 심(心)’을 받쳐 놓은 글자로, 한결같이 마음속 깊이 고마움을 느낀다는 데서 ‘느끼다’ ‘감동’의 뜻이 되었다. 謝(사례할 사․사절할 사․빌 사)자는 ‘말씀 언(言)’과 ‘쏠 사(射)’가 합쳐진 글자로, 화살이 멀리 날아가듯이 작별 인사를 드리고(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하여, ‘사례하다, 감사’ 등의 뜻이 되었다. 따라서, 감사의 본뜻은 ‘고마움을 느끼고 표시하다’이다.

데보라 노빌의 ‘(0.3초의 기적) 감사의 힘’(2008)에서는 감사(thank)의 힘의 본질은 바로 ‘사려 깊은 마음’이며, 마음을 모아 삶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지 않으면 감사하는 태도를 가질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가슴이 움직여 기쁨을 느끼게 되는 시간은 0.3초에 불과하다면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0.3초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또한,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말이 우리 인생 전체를 바꿀만한 강력한 힘이 있다”고 강조하였다. 즉, 행복은 ‘감사합니다’로 시작되고, 성공은 ‘고맙습니다’가 보장해 준다는 것이다. 에디슨의 경우가 그렇다. 자신의 불행을 도리어 감사함으로 받아들인 그는 위대한 발명가가 되었다. 젊은 시절 청각장애인이 된 그는, “내가 귀머거리가 된 것에 감사하는 것은 연구에 몰두할 때, 잡음이 들리지 않아서 많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행복이 우리를 감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앨버트 클라크). ‘행복은 바로 감사하는 마음’(조셉 우드 크루치)이며, ‘마치 기적처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 바로 그것이 감사의 힘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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