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21대 국회 첫 정기회 마지막 대정부질문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둘러싼 공방으로 얼룩졌다.
17일 국회에서는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렸다. 이날 대정부질문에는 추 장관을 비롯해 정세균 국무총리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국무위원 10명이 출석했다.
그러나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편성 등 시급한 국정 현안에 대한 논의가 아닌 ‘추 장관 의혹’에 초점을 맞춘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국정 전반 또는 특정 분야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고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해 정부를 견제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보기는 어려웠다.
여야는 모두 이날 대정부 첫 질의를 추 장관 의혹으로 시작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질의에 나서 추 장관에게 “국방부 내부 문건에 의하면 당시 아드님의 직속 상관인 지원반장의 면담기록에 부모님이 민원 넣었다고 기록돼 있는데 장관과 부군께서 넣은 적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추 장관은 “(아들의 군 복무 기간 병가 연장을 위해) 저나 제 남편도 (국방부에) 민원을 넣은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저나 남편은 일 때문에 아주 바쁘다. 제 아들딸들은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살아왔다”고 답했다.
나아가 “제 아이를 너무 과장하거나 명예훼손적 용어로 깎아내리거나 하지 말아달라. 진실이 힘이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의원이 “과한 보호가 아드님을 불편하게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추 장관은 “과보호도 바라지 않는다. 다른 병사가 누릴 수 있는 질병시의 진료권, 휴가도 제 아이에게 적절하게 보장돼야한다. 그게 부합하는지만 봐달라”고 했다.
여당 측의 첫 질의자 남인순 민주당 의원도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추 장관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첫 질의로 꺼냈다. 남 의원은 “상식적으로 녹음이 다 되고 있는데 (추 장관 측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해서 부정청탁을 했겠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정 총리는 “추 장관의 문제는 야당의 고발에 의해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는 이제 검찰에 맡기고 그야말로 국민을 걱정하고 민생을 걱정하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보좌관 청탁 의혹’과 관련한 대목에선 추 장관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보좌관이 청탁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들었나”, “보좌관의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법적 처벌을 받으면 장관이 책임지겠느냐”며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추 장관은 “가정을 전제로 최 의원이 국민 여론을 만들어가는데 그 자체는 대정부질의와는 상관없지 않느냐. 가정을 전제로 저를 추궁해도… (소용없다). 수사 결과로 나오지 않겠느냐”고 불쾌감을 표했다.
추 장관이 자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수백만원의 정치자금을 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한 공방도 오갔다. 최형두 의원은 같은당 조수진 의원의 ‘추 장관이 21차례에 걸쳐 자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250만원 가량 사용했다.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차용해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지 않도록 가계 지원을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추 장관은 “그럼 딸 가게에서 공짜로 먹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 당시 기자들과 이야기하며 치솟는 임대료와 권리금 때문에 청년의 미래가 암울하니 ‘지대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많이 깨달았다. 아이가 느꼈을 좌절을 (생각해) 정치하는 엄마로서 상가임대차, 주택임대차 권리 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아픈 기억을 소환해주신 질의에 감사하다”고 답변을 마무리 지었다. 이에 최 의원은 “앞으로 개인돈으로 쓰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정부질문 첫날인 정치분야부터 시작된 ‘추 장관 의혹’ 공방은 마지막날까지 이어졌다. 전날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일침’에도 달라진 모습을 보긴 어려웠다.
장 의원은 16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제까지의 대정부질문을 바라보며 제 마음에는 한 가지 의문이 떠나지 않는다”며 “꿋꿋이 민생과 국정운영에 관해 정책 질의하는 의원도 계셨지만 코로나19 민생대책을 비롯해 중요한 민생을 다뤄야했던 소중한 시간들 대부분은 추 장관 아들 휴가문제 둘러싼 정쟁에 허비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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