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톡톡] 자본주의 세상의 ‘부(富)의 축적’ 세 가지 비밀

[금진호의 경제톡톡] 자본주의 세상의 ‘부(富)의 축적’ 세 가지 비밀

금진호(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기사승인 2020-09-21 10:57:56
▲금진호 연구위원
코로나19로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항공업과 여행업, 숙박업이 나락으로 떨어졌고 코로나로 인해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요식업과 카페와 같은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매출이 떨어지고 영업 손실이 쌓여갔다. 그런데 한국의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아이러니하게 활황세다. 이렇다 보니 지금 서점에선 투자 관련 책이 불티나게 팔린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지혜와 부자 되는 법에 관한 책이 잘 팔린다. 부자 되는 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점에 팔린 책들이 과거 3년 동안에 팔린 책보다 더 많다고 하니 지금은 정말 가보지 못한 세상인 것 같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는 그의 저서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에서 부자가 되는 법을 말해주고 있다. 피케티는 조금 괴짜 같은 측면이 많다. 그는 현존하는 경제학자 중 누구보다 수학을 잘하지만, 동료 경제학자들에겐 수학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한다. 수학적 논리에 매달리는 바람에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1700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300년 기간의 부(富)의 경로를 추적했고 부자들의 불평등한 이유를 밝히고자 했는데 나는 좀 더 쉽게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개인의 부라 불리는 국민의 소득은 경제에서 발생하는 가치를 말한다. 이 국민소득은 근로와 자본을 공급한 사람들에게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의 형태로 지급하는데, 경제활동은 모든 사람이 영위하는 근로이므로 근로소득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게 마련이다. 이에 비해 자본소득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소수의 사람이 공급하기 때문에 부유층에 집중되어 발생한다. 따라서 국민소득 중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전반적인 소득분배 상태가 불평등해진다는 것이 피게티가 주장하는 이론이며 나는 여기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렇기에 피게티는 불평등의 원인을 찾기 위해 자본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였고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첫째, 자본을 가져야 한다. 피케티는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보면, 언제나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자본의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기에 높은 자본수익률과 자본의 집중이 불평등의 원인이라 보았다. 여기엔 부동산 자본도 포함되니 어쩌면 우리나라의 현 부동산 사태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노동임금을 받는 근로자라 할지라도 자신의 자산을 예금자산보다는 장기적으로 생산적인 자본과 같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본을 구축하는 게 좋다는 말이다.  

둘째로 불평등의 심화가 세습자본주의(patrimonial capitalism)의 등장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적 성공이 능력과 노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집안에서 태어났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세습자본주의의 특성이다. 상속을 잘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자신의 근로소득으로 자산을 쌓기엔 한계가 있고 거액의 상속을 받는 게 부를 이루는 방법인 것이다. 그나마 요즘 들어서 자수성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소득에 대비한 상속재산의 비중은 낮아졌다.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가나 대기업 CEO들의 연봉을 보면 상속재산 없어도 똑똑하면 큰 부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부를 이루는 데 상속의 중요성은 여전한 듯 하다.
 
셋째로, 축적한 자산을 안전하고 우량한 곳에 투자해야 한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이나 개인 소득의 상승률보다 높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전쟁과 같은 예기치 못한 사건의 속에서다. 세계적으로 보면 1·2차 대전과 같은 시기인데 이때의 상속과 같은 자본 소득률은 경제성장률보다 낮았다. 1·2차 대전으로 자본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몰락한 부자가 많았다. 이처럼 전쟁은 자산의 질서를 바꾸어 버리고 부의 불평등을 완화 시킨다. 이런 시기엔 안전하며 우량한 곳에 자산을 두어야 한다. 그곳을 정확히 모른다면 몇 군데로 분산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의 자산도 장기적으로 우량한 곳에 분산해 두는 게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시기도 총성 없는 전쟁과 같다. 여러분이 이 시대에 부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본을 가져야 하고. 이러한 자본은 자본의 대물림에 해당하는 상속이 잘 이루어지고, 상속을 위한 자본은 안전하며 우량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부(富)의 축적' 세 가지 비밀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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