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10월 9일 한글날, 세종대왕상이 내려다보는 광화문은 횅했다. 간간히 사람들의 통행을 차단하는 차벽 전후로 움직이는 경찰들의 그림자만이 일렁였다. 하지만 오후 늦은 시간부터는 다시 시민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찰은 9일 오전 7시경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있을지도 모를 불법·돌발 집회를 차단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으로 통하는 도로변을 경찰버스로 둘러쌌다. 대규모 군중집회에 따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처였다.
그러나 지난 개천절 당시처럼 광화문광장을 차벽으로 둘러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랑제일교회 등이 참여하는 ‘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보수단체들은 서대문구 독립문과 종로구 보신각 등지에서 기자회견만 잇따라 열었다.
광화문으로의 거리행진은 경찰제지로 막혔다.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모이기로 했던 계획도 광장 출입이 통제되며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일부 보수진영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추미애 장관의 자택 주변에서 ‘드라이브 스루’ 차량시위를 이어갔다.
상황이 이렇게 일단락돼감에 따라 경찰은 오후 늦은 시간부터 광화문 일대를 통제하던 검문소와 차벽을 순차적으로 해체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돼 시민불편 해소 차원에서 차벽을 해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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