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사모펀드인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사기’ 사건이 정·관계 로비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여권 주요 인사들과 관련된 의혹들이 제기되며 ‘게이트’급 사건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 이에 정부여당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 여권 내에서는 지역사무실 복합기 임대료를 옵티머스 관련 업체가 지원받았다는 의혹을 이낙연 대표가 받았지만 일단락되는 듯해 한숨을 돌리려다 검찰이 정관계 인사를 대상으로 한 로비리스트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긴장도를 다시 높인 상태다.
실제 검찰은 기동민 의원을 소환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떠도는 검찰소환리스트에는 기 의원을 제외하고도 비례대표 의원 A씨와 중진의원 출신 B씨,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출신 C씨 등 전·현직 의원 및 당직자의 실명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민주당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의혹이 제기됐던 이 대표 또한 9일 비공개로 진행된 ‘킹 세종 더 그레이트’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후 받은 질문에 “법대로 철저히 수사되기를 바란다”는 짧은 입장만을 밝혔다.
청와대 또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라임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5000만원을 건넸다고 증언한 장사자인 강기정 전 대통령정무수석만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진술은 너무 터무니없는 사기, 날조”라며 “김봉현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말을 남겼을 뿐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의혹과 연관됐거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이들을 만나 사건에 대한 입장을 청취한 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며 제기된 의혹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의혹과 관련된 구체적인 대책이나 당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야권은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9일 구두논평에서 “최근 옵티머스 펀드 관련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문건에는 청와대와 여당, 고위공무원 등 수십 명의 실명이 적시됐다고 한다. 라임·옵티머스 관련해 일부 공직자가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확산되고 있다”며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건이 점입가경”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 상황을 최근에서야 보고받고 금융사기는 물론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면서 “이번 건은 사기나 다름없는 대형 금융 사건이자 권력형 비리로, 관리당국과 수사당국이 제대로 다루었다면 오늘 같은 어이없는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판매사가 손실 일부를 보전한다 해도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해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사모펀드 특별위원회는 어제(8일), ‘대통령이 지금 당장 수사기관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권력이 살아있음을 국민에게 입증할 기회다. 정부는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청와대 수석과 여권 인사들의 개입 정황이 이미 발견되고도 수사를 뭉개는 현실, 이게 조국, 추미애로 이어지는 검찰개혁의 민낯”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에서는 검찰이 사건을 수개월간 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던 점을 들어 특별검사임명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향후 어떤 입장을 취할지, 사건 수사가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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