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착공은 했는데… 북한산 관통 국립공원공단-국토부 ‘협의한 적 없다’

GTX-A 착공은 했는데… 북한산 관통 국립공원공단-국토부 ‘협의한 적 없다’

본격 착공 1년 4개월 흘렀지만 공문 한 번 안 주고받아
장철민 의원 “북한산 바로 앞 17번 환기구는 굴착 진행, 떠밀려서 관통 허가될까 우려”

기사승인 2020-10-20 08:57:25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파주 운정부터 삼성역까지 구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 공사가 시작된지 1년 4개월 흘렀지만, 북한산 국립공원 지하 터널 관통에 대해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국토부가 전혀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환경부, 국토부,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산 관통 관련해 공문, 회의 등은 물론, 실무자 협의조차 없었다.

GTX-A는 서울 종로구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인근부터 은평구 북한산 생태공원 인근까지 북한산국립공원 내 464m 구간을 지하 127m 깊이로 통과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2018년 12월, ‘자연공원 내 철도 건설은 ’자연공원법‘ 제23조에 따라 소관 공원관리청으로부터 행위허가를 받아야 할 사항임’이라는 전제를 붙여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킨 바 있다. 국토교통부도 공사를 진행하면서 향후 ‘자연공원법’에 따른 행위허가를 받겠다고 환경영향평가서에 수록했다. ‘자연공원법’ 제23조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국립공원에서의 공사는 불가하지만, ‘보전이 필요한 자연 상태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할’ 경우에만 국립공원공단이 터널 관통 등 공사행위를 허가할 수 있다. 공사를 일단 시작하고, 북한산 관통에 대한 결정을 뒤로 미룬 것이다.

그러나 관통 허가권을 가진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아직 공사의 적정성에 대해 검토한 바 없는 상황이다. 공단은 장철민 의원실에 ‘GTX-A 관련 논의경과 및 현재 상황에 대한 자료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하며, 향후 ‘향후, GTX-A 사업에 대한 행위허가 신청서가 제출될 시 노선계획의 지역적 불가피성, 보전을 요하는 자연 상태에 영향유무, 지하수위 영향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GTX-A에 대해 마지막으로 제출한 의견은, 국토교통부 및 환경부의 사업계획 협의 및 환경영향평가 협의 요청 시 제출한 ‘공원 외 지역으로 우회 필요’ 의견이었다.

국토교통부는 토지보상을 완료한 후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북한산 지하 관통에 대한 행위허가를 공식적으로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행위허가를 위한 공문, 회의 등 사전 절차도 전혀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의원실과의 통화에서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하였다.

이처럼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에 대해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GTX-A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시행사인 에스지레일에 따르면 현재 정거장, 환기구 등 굴착 공사를 진행 중이고, 이후 터널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 구간 인근인 17번 환기구도 북한산 관통을 전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단 공사가 시작되었으니 국립공원공단이 공사 불가를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사패산 터널, 계룡산 터널 등 국립공원 관통 공사가 있을 때마다 환경단체와 지역사회, 종교계 등의 반발로 심각한 혼란을 겪고 공사가 지연되기도 했다. 북한산은 서울 강북 전역에 걸친 국립공원으로, 많은 사업들에서 북한산 관통을 통해 교통난 해결을 바라고 있다. GTX-A 해당 구간은 각 지자체 등이 추진 중인 은평새길(제2통일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 등 다른 터널 사업과도 겹치는 구간이다. 이번 터널 공사가 연쇄적인 북한산 국립공원 터널 공사 허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장철민 의원은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시 명확하게 결론을 내지 않고 국립공원공단의 건설 행위허가 결정 시점으로 결론을 미룬 것은 무책임하다. 국립공원 생태 보전에 대한 문제가 발견되어도, 국립공원공단이 이미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부가 행위허가 신청을 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GTX-A 터널이 북한산 국립공원에 미칠 영향을 선제적이고, 전문적으로 미리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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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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