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함세웅 신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로 구성된 ‘원로선언 추진모임’이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복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로선언 추진모임은 2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 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나 며칠이면 억울함을 풀고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35년째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사회가 나서야 한다. 김진숙이 단 하루라도 복직이 돼서 자신의 두발로 당당하게 (회사를) 걸어나오게 해야한다. 시간이 얼마가 지났건 김진숙 조합원의 복직을 회사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국내 최초의 여성 용접공으로 입사했으나 1986년 7월 해고됐다. 노동조합 대의원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과 노조 집행부의 비리를 폭로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부산직할시 경찰국 대공분실에 연행돼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국가는 이를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하고 민주화보상위원회가 2009년과 올해 9월 사측에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권고했지만, 사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김 지도위원은 올해 정년(만 60세)를 앞두고 있다.
이날 김 지도위원은 ‘김진숙 동지가 문재인 대통령에 전하는 글’을 공개하며 문 대통령에게 “우린 어디서부터 갈라진 건가. 86년 최루탄이 소낙비처럼 퍼붓던 거리 때도, 91년 박창수 위원장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투쟁의 대오에도 함께였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자리에 같이 있던 우리는 어디서부터 갈라져 서로 다른 자리에 서게 된 걸까”라고 물었다.
이어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면 가장 많은 피를 뿌린 건 노동자들인데 그 나무의 열매는 누가 따먹고, 그 나무의 그늘에선 누가 쉬고 있나”라며 “우린 언제까지나 약자가 약자를 응원하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해야 하는가. 그 옛날 저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말씀했던 문재인 대통령님.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하다. 옛 동지가 간절하게 묻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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