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높아지는 고소·고발사건 접수, 실제 기소 가능한 내용은 20% 미만

갈수록 높아지는 고소·고발사건 접수, 실제 기소 가능한 내용은 20% 미만

서영교 위원장 “고소·고발 남용, 기소율은 절반도 못 미쳐… 불가피한 피고인 입건으로 정신적 피해 입을 수도 있어”

기사승인 2020-10-28 16:01:01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최근 고소사건이 증가세를 나타내며 70만건 이상에 육박했지만, 실제 기소가 가능한 내용은 20%에 못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소사건 접수 통계는 ▲2017년 668,360건 ▲2018년 71만4111건 ▲2019년 77만2040건으로 매년 5만 건 내외 증가하지만, 같은 기간 기소는 ▲2017년 13만5601건(20.3%) ▲2018년 13만5340건(19.0%) ▲2019년 14만519건(18.2%)을 기록해 그 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었다.

형사법 체계가 유사한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1068명이 피고소 되는 것에 반해 일본은 7.3명으로 무려 146.6배 차이가 났다. 물론 국가 간 법제도 운용 형태나 시민의식·민주주의 척도 등으로 단순 비교가 가능하진 않지만, 14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서영교 위원장이 받은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고소·고발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사건의 기소율이 최근 5년 평균 40.8%으로, 고소·고발사건 기소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고소·고발이 남용되면, 입건 후 검사 송부가 이뤄져야 하는 현행 법체계에서는 무분별하게 피의자가 양산될 수도 있다. 고소장 내용을 판단해 입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출서류의 명칭’을 기준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현재 검찰은 법무부령에서 진정으로 수리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으나, 경찰은 수사개시의 필요성이 명백하지 않은 고소‧고발을 반려할 수 있는 근거가 미약해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서영교 위원장은 “고소·고발이 매년 증가하지만, 기소 가능한 내용은 점차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고소·고발이 남용된다면 혐의가 없는 사람이 사회적·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서 위원장은 “국민의 권리·의무가 지켜지면서도, 수사개시가 부적절한 고소·고발은 진정으로 수리하거나 정중하게 반려할 수 있는 체계를 심도 있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