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준범감시위 평가 대체적으로 ‘긍정’, 일부 이견도

삼성준범감시위 평가 대체적으로 ‘긍정’, 일부 이견도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서 전문심리위원 의견 진술
전문위원, 삼성준법감시위 ‘긍정’ 평가속 특검측 위원 “실효성 의문” 의견
김지형 삼성준법감시위원장 “부족한 점 채워 소임 다할 것”

기사승인 2020-12-07 17:09:3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윤은식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서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의 양형을 가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감시위)' 성과를 놓고 전문심리위원들사이에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지속가능성 등 실효성이 있다는 의견과 준법감시의 실효적 기능이 의심된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전문심리위원은 지난달 9일 재판부가 지정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추천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인 홍순탁 회계사,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이 추천한 법무법인 율촌의 김경수 변호사 등 3인으로 구성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송영승‧강상욱)는 7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3인의 전문심리위원을 재판에 출석시켜 준법감시위의 실효적 기능 평가의견을 들었다.

먼저 의견을 밝힌 강 전 헌법재판관은 "준법감시위는 회사 밖 기구로 최고경영진과 회사에 대한 상당한 준법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독립적,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견과 함께 준법감시위 한계를 언급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 전 재판관은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준법감시위가 종전보다 강화한 준법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며 "준법감시위 현재 조직과 관계사들의 지원 및 회사 내 준법문화 여론 등을 살펴보면 지속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강 전 재판관은 다만 "위원의 임기가 2년인데 앞으로의 인사에 따라서는 위원회 독립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결국은 최고경영진의 준법의지 및 회사의 준법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고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감독, 바이오 증거인멸 관련 임원 직무배제 권고 등 적극적인 모습도 있었지만 합병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모습도 있었다"며 "선제적 준법감시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지연되고 있고, 일부 형사사건에 소극적인 모습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강 전 재판관은 "합병 관련 형사사건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과 관련해서는 준법감시위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발된 임원들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런 것을 보면 관계사 내부조직에 의한 준법감시에 있어 최고경영진에 대한 것은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경수 변호사는 준법감시제도가 본연의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내부 준법감시조직은 최고경영진의 감시에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준법감시위는 외부에 설치됐고 최고경영진 감시에 초점을 맞췄고, 내부 준법감시제도도 위상과 권한 역할이 강화됐다"고 긍정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최고경영진도 준법감시관련 사항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고경영진이 불법행위를 결정하더라도 관계사 대표이사나 임직원들의 실행이 이뤄져야 하는데 외부후원금 지출 등 준법감시위와 지원인들이 촘촘하게 감시하면 총수의 불법지시가 있더라도 꼼꼼하게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내부 준법지원인이 총수 등의 위법행위를 찾아내더라도 대응이 어려웠는데 외부 준법감시위원회와 연계해 위법행위를 사전에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준법지원인들은 본인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최고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홍순탁 회계사는 한 달 기간의 짧은 준법감시위 점검시간과, 짧은 시간 동안 조사한 기본사항에서 미비점들이 많이 드러나는 등 준법감시위가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부정 의견을 내놨다.

홍 회계사는 "이번 점검 업무는 회계 감사조사와 유사해 절차적 정당성을 따져봐야 하고, 평가항목을 합의하에 정했다면 도출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받아 들여야 한다"고 전제한 뒤 "한 달 정도 기간은 점검시간으로 부족했고 시간이 많지 않아 회사가 자료를 제출하기 전에 기본적인 점검항목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준법감시위는 삼성이 일반 직원과 마찬가지로 최고경영진에게도 작동시키겠다는 얘기를 한 것인데 당연히 리크스가 감지되면 사실조사와 인사조치,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준법위반 모니터링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단적인 예로 삼성생명과 SDS의 부당 내부거래가 기관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됐는데도 내부 준법기구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회계사는 "최고경영진에 대해서 검찰 조사까지 이뤄졌는데 준법위는 사실관계 확인 조사조차 어렵다는 한계가 발견됐고 다른 임직원과 똑같이 최고경영진도 프로세스를 거치는 일은 없었다"면서 "물산·모직 합병 건의 경우 준법감시위 설치 전이라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는데, 과거 사건이니 넘어가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이고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준법감시위는 지난해 10월 파기환송심 첫 공판 때 재판부가 이 부회장 측에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주문하면서 올해 초 발족했다.

한편 이날 김지형 준법감시위원장은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전문심리위원님들의 평가의견을 위원회 활동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는 좋은 기회로 여기겠다"며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데 적극 참고할 것이고 앞으로도 위원회에 주어진 소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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