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달 8일부터 오는 28일 0시까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영화관·PC방·미용실·놀이공원·마트·백화점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오후 9시 이후 운영할 수 없다. 상점·마트·백화점(면적 300㎡ 이상 종합소매업)의 경우 시식 금지 수칙이 추가된다.
당장 겨울 정기 세일을 열고 있는 백화점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아우터 등 의류 매출이 급감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리두기에 사람들의 외출도 줄어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연말 선물 수요가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12월 첫 주말을 포함한 3일간보다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 역시 3.5% 줄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른 유동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과 먹거리 등 매출이 증가해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마트에서는 이달 5일부터 6일까지 채소 매출이 21.9% 증가했고 축산과 델리(즉석조리) 매출이 각각 18%, 13% 늘어났다. 냉장·냉동·통조림 가공식품 매출 역시 11.3% 올랐다. 거리두기에 집안 생필품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집밥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확실히 먹거리 매출이 많아졌다"고 풀이했다. 다만 거리두기 2.5단계가 길어질수록, 소비 심리 자체가 침체할 수 있어 대형마트 업계도 방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의 문화센터도 찬바람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겨울학기 수강 신청자는 지난해 겨울학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의 겨울학기 강좌 수는 지난해 겨울학기 대비 20%, 모집 인원은 30% 줄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문화센터도 비슷한 상황이다. 수업 일정을 축소하거나 폐강했다.
반면 편의점과 온라인 장보기는 거리두기 격상에 수요가 일부 늘었다. 서울 지역 편의점은 서울시 '오후 9시 영업 제한‘ 조치 시행 후 식사류와 커피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간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9시 서울 소재 점포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식사류 제품 매출이 전주 주말 대비 최대 40%가량 올랐다.
CU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주로 구입하던 식재료를 근처 편의점에서 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페 등이 일찍 문을 닫으면서 커피류 제품의 판매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즉석원두커피인 GET커피 매출은 134.6% 뛰었다.
온라인몰 장보기 수요도 일부 증가세다. 마켓컬리의 이달 5일부터 6일까지 매출은 직전 주말과 비교해 14% 올랐다. SSG닷컴도 동기간 그로서리(식재료) 부문 매출이 11월 첫 주말과 비교해 60% 늘었다. 새벽 배송 매출은 70%, 쓱배송(당일 주간 배송)은 21% 상승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전달과 비교해선 많이 증가했지만, 직전 주말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다”면서 "지난 1,2차 코로나19 확산 당시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겨울철에 온라인 상품 주문이 더 집중되는 데다 거리두기 격상의 영향으로 주문이 더 증가해 상품 회전율이 빠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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