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 이상 발생하면서 치료 병상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입원-전원 대기 중 사망한 코로나19 확진자도 있다. 정부는 병상 확보를 위해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중환자 전담병상을 추가로 마련하고 있으며, 코로나 환자만 전담해 치료하는 병상을 갖춘 ‘거점전담병원’ 지정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은 수도권 민간 상급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에 참여하기로 했다. 신응진 순천향대 부천병원장은 “병상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코로나 중환자가 당장 갈 곳이 없어 퇴짜를 맞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더는 가만히 지켜볼 수 없어 전 직원이 결단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병원측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코로나 중증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치료 병상은 전국 41개에 불과하다. 특히 수도권은 서울·인천 각 1개, 경기 2개 등 단 4개만 남았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병상의 90%가 민간 병원에 있어 코로나 환자 병상 부족을 해결하려면 민간 병원의 참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 환자를 받을 경우 일반 환자들이 입원을 꺼려 민간 병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부천병원은 별관 3층 병상 80개를 비우고 코로나 환자를 받기로 했다. 다음 주에 시설 공사를 진행해 중환자 병상 10개, 상태가 덜한 준중환자 병상 10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신 병원장은 “어느 정도 손실은 불가피하겠지만, 병원은 결국 생명을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우리 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민간 병원의 참여도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건국대병원도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8개 확보해 운영할 계획이다. 병원은 이날 2개 병상을 먼저 운영하고, 23일 2개 병상 추가, 29일까지 4개 병상을 더 추가해 총 8개 병상을 운영할 예정이다.
경북대병원은 수도권 내 병상 부족으로 입원이 어려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이날 이송된 경기도 거주 코로나 확진자 10명(여자 6명, 남자 4명)은 중증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현재 경북대병원 코로나19 재원환자는 16명(경기도 확진자 10명 포함)이며, 가용 병상은 총 51개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중환자 전담병상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20병상, 분당 서울대학병원 9개 병상, 강원대학병원 16개 병상 등을 추가적으로 확충하면서 연말까지 빠르게 중환자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거점전담병원’ 지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 평택 박애병원을 시작으로 17일에는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 4개 병원을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했으며, 이를 통해 1월 초까지 중증환자병상 169개, 중등증환자병상 172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내 ‘거점형 생활치료센터’도 신설한다. 정부는 오는 주말까지 700여 규모의 센터 2개소를 신설하고,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경계선상에 있는 환자를 신속하게 입원시킬 예정이다. 거점 생활치료센터는 건강상태는 양호하지만 미열이나 60~64세 등의 연령, 고혈압 또는 당뇨 등의 사유로 기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중점적으로 관리한다.
한편,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코로나19 유행 시작 이후 자택에서 병원 입원을 기다리던 중 사망한 환자는 3명, 요양병원에서 격리 병상 전원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는 5명이다.
이 가운데 2명은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당시 숨졌으며, 6명은 이달 들어 사망했다.
요양병원에서 사망한 5명은 모두 경기지역 확진자로, 이달 중 연이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5명의 연령대를 보면 60대 1명, 70대 3명, 80대 이상 1명으로 모두 60대 이상 고령 환자였다.
자택에서 입원 대기 중 숨진 1명은 서울 지역의 확진자다. 지난 12일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15일까지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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