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장에 울린 김군母의 오열 육성… 심상정 “‘구의역 사고’ 실수인가”

청문회장에 울린 김군母의 오열 육성… 심상정 “‘구의역 사고’ 실수인가”

“변창흠, ‘사람이 먼저다’ 정부 철학과 부적합”

기사승인 2020-12-24 09:30:50
▲2016년 6월 1일 오후 시민들이 구의역 스크린도어 철도노동자 사망사건을 추모하며 애도하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제가 간절히 부탁드린다.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걸 밝히고 싶다”

23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청년 노동자 김군의 어머니의 육성파일이 공개됐다. 음성 속 김군의 어머니는 “저의 남은 인생은 숨을 쉬고 있지만 사는게 아니다. 부모로서 우리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우리 아이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며 오열하고 있었다.

해당 음성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공개했다. ‘구의역 막말’로 논란이 된 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위해서다. 앞서 변 후보자는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건설안전사업본부와의 회의에서 김군의 사망 사고와 관련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변 후보자에게 “김군이 실수로 죽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김군의 유족은) 변 후보자가 말한 인식이 내 아들을 죽이고 내 삶까지 빼앗아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처참하게 아들을 빼앗겼는데 지금 정치도, 기업도 달라진게 없다. 어제, 오늘, 내일도 처참한 죽음의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변 후보자가 장관직을 맡기에 부적합하다는 견해를 표출했다. 심 의원은 “지금은 재난의 시대다. 고위공직자 검증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것, 정책과 능력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절대 그게 먼저가 아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을 지켜줄 수 있는 철학과 가치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먼저다’라고 국정 철학을 내건 정부에선 (후보자가) 더 적합하지 않다는 게 민심”이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비판에 변 후보자는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고인이나 유족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욱 더 반성하면서 사과하고 마음의 죄, 빚을 진 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힘을 싣겠다고 약속하며 “재난이나 재해, 안전 문제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잘못 설계돼 있거나 미처 예방할 수 있는 예산이나 제도 또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게 필요한데 대표적인 게 중대재해법”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정의당은 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변 후보자가 ‘막말 논란’에 대해 직접 유족의 용서를 받지 않는 한 장관에 임명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변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22일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중인 정의당 단식 농성장을 찾아가 고개를 숙였으나 예고 없는 방문에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청년정의당 강민진 창당준비위원장은 논평 통해 “변 후보자는 산재 유족들과 청년들로부터 결국 용서받지 못했다. 정부는 변 후보자를 청문회에 올리지 말아야한다. 지명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국민의 이해와 유족의 용서 없이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채택은 어렵다”고 했고, 심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이해와 유가족의 용서가 전제될 때만 정의당은 변 후보자를 장관 후보자로서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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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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