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 톡톡] 금융의 변화, 민간 인증서 시대 개막

[금진호의 경제 톡톡] 금융의 변화, 민간 인증서 시대 개막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

기사승인 2020-12-28 16:14:48
▲금진호 연구위원
10일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인인증서 독점시대가 막을 내렸다. 공인인증서 대신 다양한 업체에서 선보인 민간 인증서를 통해 편리하게 금융거래가 가능해져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인해 21년간 사용되었던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된 것이다. 공인인증서는 오랜 기간 사용되며 불편해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컸는데 막상 폐지하니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공인인증서란 국내에서 온라인 금전거래 시 본인을 인증하기 위한 전자서명제도다. 공인인증서가 도입되며 보안이 강화되고, 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전자민원 등에서 본인을 증명할 수 있는 법적인 게이트(창구)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익스플로러 환경에 최적화된 공인인증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윈도우가 대표적이었던 시대에서 최근에는 핸드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과 다양한 OS와 인터넷 브라우저가 활용되며 사용이 제한적인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아우성이 많아진 것이다. 이러한 불만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결국 정보통신부가 공인인증서 폐지를 발의하였고, 마침내 2020년 5월에 합의되어 공인인증서 폐지를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사실 공인인증서 폐지가 논의된 것은 2014년이다. SBS에서 큰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가 중국에서도 굉장한 인기를 끌며 드라마 주인공인 ‘천송이(전지현)’가 입었던 코트를 중국인들이 구입하려 했으나, 외국인들은 공인인증서 때문에 살 수 없는 문제가 발생 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온라인 금융거래 및 쇼핑에서 공인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없앴고, 이후로 많은 금융기관이 간편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 관련 사이트는 여전히 공인인증서가 사용되고 있었고 최근 코로나19로 위축된 내수 경제를 진작시키기 위한 국가재난지원금 신청을 할 때도 공인인증서가 필요했다. 

현재 전자서명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증 서비스는 본인인증 어플리케이션 PASS 기반의 인증서, 카카오페이 인증서, 뱅크사인 등인데, 이 인증서 모두 6자리 핀 번호 또는 지문, 얼굴인식 등의 생체 인증 등을 통해 간편한 전자서명이 가능하다. ​ 또 그동안 사용했던 공인인증서 역시 공동인증서로 이름이 바뀌어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한 민간 인증서는 카카오페이로 2020년 5월 현재 이용자 수 1,0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가 필요하지 않고 카카오톡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패스(PASS)는 KT, SKT, LGU+ 세 이동통신사가 합작으로 만든 본인인증 서비스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패스 사용 대상이 되다 보니 가입자가 이미 2,800만 명을 돌파했다. 뱅크사인의 경우는 은행권 공동 인증 서비스인데 한 번 발급으로 15개 이상의 은행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민간 인증서는 공인인증서에 비해 발급하고 사용하는 데 간편하다. 기존 공인인증서 발급을 위해서는 은행에 직접 방문해 신원을 확인해야 하지만 민간 인증서는 컴퓨터나 휴대폰 등 비대면 방식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을 받을 때 액티브엑스, 방화벽,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등의 파일을 일일이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비밀번호도 기존에는 10자리 이상 영어와 숫자 등을 섞어 복잡하게 만들어야 했는데, 이제는 안면⋅홍채⋅지문 인식, 간편 비밀번호, 패턴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인증서 유효기간도 공인인증서가 1년인 것에 비해 민간 인증서는 3년으로 길다. 다만 민간 인증서는 각각의 사용처에 따라 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던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며 앞으로 인증서 시장이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가 되는 시점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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