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코로나19에서도 실시간으로 비대면 업무가 가능하고, 스트리밍 동영상을 보는 등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건 무엇 때문일까?
코로나 시대 각 콘텐츠 회사가 폭주하는 트래픽에 쉽게 다운된다면, 아마 질 좋은 영상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CDN(Content Delivery Network)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CDN이란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지연 없이 '빠르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버 네트워크를 일컫는다. 대용량 콘텐츠를 서버 이곳저곳에 분산해두고 사용자가 필요로 할 때 보내준다. 이렇게 되면 화면이 깨지거나 버벅거리는 버퍼링(bufferning) 현상 없이 볼 수 있다. CDN업체의 네트워크를 빌리면 콘텐츠업체가 직접 서버를 증설하지 않아도 끊김 없는 서비스가 가능한 이점도 있다.
만약, 인터넷에서 제품을 구매했는데 택배 집하장이 전국에 ‘A’ 하나만 존재한다면 주문한 제품을 받기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택배회사는 전국 곳곳에 집하장을 설치한다. 택배기사가 먼 곳에 위치한 집하장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배송지와 가장 가까운 집하장을 따라 이동함으로써 빠르게 택배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CDN은 말하자면 ‘인터넷 택배회사’인 셈이다. 접속자가 많은 인기동영상에 집중되는 트래픽을 메인서버 한대로 처리한다면 레이턴시(Latency), 흔히 말하는 ‘렉’이라는 현상을 겪는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 추가 서버를 설치하여 사용자들의 콘텐츠 요청을 가장 가까운 서버에서 처리한다면 빠른 콘텐츠 전송이 가능해진다.
수많은 기업에서 자사의 동영상, 게임 등의 콘텐츠를 끊김없이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CDN을 이용해왔다. 하지만, 점차 기술의 발전에 따른 8K이상의 고해상도 영상, 고사양 게임이 등장하면서 단일 CDN만으로 모든 콘텐츠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멀티 CDN 서비스가 대두됐다. 멀티 CDN을 이용하면 고용량 콘텐츠를 송출할 때 처리가능 범주를 넘어선 트래픽을 각 CDN이 나눠서 처리함으로써 빠른 송출이 가능하다. 150kg의 냉장고를 혼자가 아닌 네 명이 함께 옮기면 빠르고 안정적으로 옮길 수 있는 것과 같다.
멀티 CDN은 고사양 미디어 콘텐츠를 빠르게 제공받기 위한 니즈가 계속되는 한 수요가 끊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에게 단순히 8K 이상의 고해상도 영상이나 설치용량 30GB 이상의 고사양 게임을 제공만 한다고 해서 높은 만족도를 끌어낼 수는 없다. 고객 만족도는 고사양 콘텐츠를 ‘빠른 속도로 체험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에서 한 경기를 중계하는 수많은 방송사와 플랫폼 중에서도 상위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현장과의 시간차 없이 중계를 이어가는 플랫폼이다. 경기장에서 명경기가 이뤄지고 있더라도, 중계화면이 현장과 3분 이상 차이가 난다면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시간차 없는 콘텐츠 전송환경을 제공하는 멀티 CDN의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가 이어지는 현 상황은 멀티 CDN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전 국민의 온라인 사용빈도가 증가하면서 미디어·이커머스·교육 플랫폼의 트래픽 역시 급증했다. GS네오텍(지에스네오텍)에 따르면, 동영상 플랫폼의 트래픽이 달마다 증가세를 유지했으며, 교육 관련 이러닝 플랫폼의 경우 특정 기간에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2021년으로 연기된 2020 도쿄 올림픽, UEFA 유로 2020 등의 세계적 이벤트를 송출하기 위한 기업들의 수요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GS네오텍은 올해 3월엔 수백만명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온라인 개학을 단 열흘 만에 준비해 큰 장애 없이 운영해 CDN 인프라 운영 기술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수만명이 동시 접속하는 대형교회의 비대면 예배도 차질 없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CDN을 보안 목적으로 도입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DDoS공격을 받거나 자연재해가 발생해도 콘텐츠 공급자의 원래 서버와 나머지 캐시 서버들이 정상 작동해 해킹이나 물리적 피해에도 대응할 수 있다.
국내 CDN 업체 1위는 GS네오텍이다. GS네오텍은 ‘WiseN MCDN’을 출시해 기업들이 멀티 CDN을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존 멀티 CDN 도입 시 사업자와 요구 분석부터 설정 논의, 네트워크 연결 등 복잡한 공정을 끝마치는데 최장 이틀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WiseN MCDN’을 이용하면 2시간 이내로 끝마칠 수 있다.
‘WiseN MCDN’은 CDN 별 서비스 상태 및 트래픽 흐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UI를 제공한다. 또 지역별 CDN Provider를 지정하거나 중복 네트워크에 대한 자동 페일오버(Failover)활성화를 통해 한 곳에 과도한 CDN이 연결되는 것을 막아 최적의 CDN 운용을 가능케 한다. 현재 국내 포털·게임·미디어·이커머스 기업(네이버, 크래프톤, CJ ENM, 아프리카TV, GS SHOP, 11번가 등)이 있다.
업계 2,3위로는 아카마이와 씨디네트웍스가 있다. 이들은 모두 해외 업체들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세계 최대 CDN업체 아카마이와 글로벌 2위 라임라이트가 본격 진출해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국내 기업 간에 치열한 CDN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내 벤처로 시작한 씨디네트웍스는 중국 기업이 인수한 상태다.
이외에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 CDN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다. 2008년부터 CDN서비스를 시작한 AWS는 '아마존 클라우드 프론트(CloudFront)'란 자체 CDN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 일부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도 망 이용 고객을 위해 자체 CDN 서비스 상품들을 막 선보이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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