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600명 광화문 집회 주동자는 ‘살인자’ 외치던 靑… 800여명 동부구치소 확산 책임은 누구?

확진자 600명 광화문 집회 주동자는 ‘살인자’ 외치던 靑… 800여명 동부구치소 확산 책임은 누구?

기사승인 2020-12-31 10:08:35
지난 29일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자필로 쓴 글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종이에는 '살려주세요 질병관리본부 지시 확진자 8명 수용'이라고 적혀있다.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지난 11월 4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8·15 광화문 집회 주동자들에 대해 ‘살인자’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거칠게 비난하기도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광화문 집회 당시 경찰이 버스 등을 동원해 차벽을 세운 사진을 들어 보이며 “재인산성을 보고 소름이 돋는다”며 “경찰이 버스 차량으로 밀어서 집회참가자들을 코로나 소굴에 가둬버렸다. 정부 입장에서는 안 나왔으면 좋겠지만 이미 나온 국민들까지 이렇게 가둬 감염 위험도를 높여서 되겠나”고 지적했다. 

그러자 노 실장은 “지금 불법 집회 참석한 사람을 옹호하는 건가”며 “광화문 집회에서만 확진자 600명이 나오고 7명 이상이 죽었는데 그걸 지금 옹호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도둑놈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거들자 노 실장은 “도둑놈이 아니라 살인자다. 이 집회 주동자는 살인자”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야당 의원들은 노 실장의 이 발언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노 실장은 “국민을 대상으로 살인자라고 한 적은 없다. (집회) 주동자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며 “‘도둑보다는 살인자가 맞다’고 했는데 저도 과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서울 동부구치소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0일 기준 30명 추가돼 수용자 771명과 직원 21명, 모두 합해 792명이 감염됐다. 단일 집단 시설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12월 29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교정시설에서 대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된 데 대해 중대본부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법무부와 방역당국은 더 이상의 추가 발생이 없도록 비상 방역조치에 총력을 다하고, 재발방지 대책도 함께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며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오후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서울동부구치소 방역 현장을 점검했지만 교정시설 대규모 집단감염 발생에 대한 사과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 점검에 나선 추 장관은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 수용하고 수용률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 확진자 타기관 분산수용, 모범수형자 가석방 확대 등을 논의했다.

같은 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서울 동부구치소 집단감염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책임져야 할 일 아니냐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내쫓기에 쓰는 힘을 조금이라도 여기에 썼다면 집단감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나머지 집단수용시설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수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지난 30일 서울 동부구치소의 코로나 확산에 대해 수용자는 인간도 아니냐고 반문하며 정부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비좁고 폐쇄된 구치소의 질병 발생은 이미 예고된 것인데도 지난달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수용자에게 마스크도 지급하지 않았다며 예산 부족을 이유로 늑장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호트 격리가 수용자를 치료하는 조치가 아닌 포기하는 조치로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당장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DJ 적자’이자 범야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K-방역을 자랑하던 그 자리에 하루 최다 40명까지 죽어 나가는 코로나 비상상황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코로나 재앙이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이사장은 먼저 우리를 더욱 충격에 빠지게 만든 것은 전체 수용자의 30%에 달하는 769명이나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동부구치소에서 29일 한 수용자가 “‘살려주세요, 질병관리본부 지시 확진자 8명 수용’이라고 적힌 종이 한 장을 교도소 쇠창살 사이로 내밀어 보여주고 있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 큰 충격은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편지)외부 발송 금지’라고 적힌 또 다른 종이 한 장”이라고 꼬집었다.

장 이사장은 이 두장의 비극적인 사진이 문재인 정권하의 우리 국민의 기본권은 처절하게 짓밟히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인권정책은 인권보호가 아니라 인권유린을 넘어서서 인권학대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법무부는 31일 구치소 등 교정시설의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 늦어도 한참 늦은 말 그대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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