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장기화로 재난지원금에 관한 논의가 거세다. 특히 보궐선거를 앞두고 수세에 몰린 여당이 재난지원금 카드를 통해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실제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지원금보다 배달업 관련 불공정 관행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지난 4일 제4차 코로나19 지원금을 편성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본예산에 반영한 3차 지원금을 아직 지급하기 전임에도 추경을 언급한 것이다. 이후 민주당 측에서는 시기와 방식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아예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민심은 소비활성화를 통한 경제회복과 소득지원이라는 효과를 낸 1차 지원금이 선별 지급했던 2차 지원금보다 선호도가 높고 재정집행 효율성도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발맞춰 경기도는 설 연휴에 앞서 경기도민에게 모두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현재 ‘4차 지원금’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몰린 여당과 청와대의 술수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야권 대선 후보로 평가받는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전국민재난지원금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부자는 세금을 더 내고 가난한 사람은 덜 내는 것, 국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을 국민 세금으로 돕는 것, 이것이 사회복지의 철학이고 원리”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선별지급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에도 제3차 지원금을 본예산에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를 관철했다. 시기나 방법의 문제일 뿐 여야 모두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하는 이유다.
그러나 2‧3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사자인 자영업자들은 “재난지원금은 단순히 시한부를 연장한 것에 그친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특히 식당, 카페 등 비대면 문화 확산에 크게 영향을 받은 업종에서는 재난지원금보다 배달업 관련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최근까지 배달참치업체를 운영했던 한 시민은 “대세로 자리 잡은 비대면 문화 속에 성장한 배달어플과 배달대행업체들의 난폭함이 도를 넘었다”고 토로했다.
이 자영업자는 “소비자는 자신의 위치와 가게의 거리에 따라 이름이 맨 위에 뜬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깃발 경쟁”이라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한 어플을 지목했다.
그에 따르면 실제 매장 위치가 아닌 깃발을 꽂는 위치와 사용자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어플 상단에 노출된다. 만약 실제 가게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처음에 표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시 말하면 깃발을 많이 꽂을수록 노출도 많아진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어플이 자영업자의 깃발 개수를 제한하지 않는 데 있다.
이 자영업자는 “부가세를 포함하면 깃발 하나당 8만원 이상이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업종의 경우 최소 6~10개를 활용한다”며 “여기에 주문 수수료까지 더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들은 더 큰 횡포는 배달대행업체가 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달대행업체의 운영은 상식적이지 않다. 기본료 자체에 손을 대거나 기본거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배달수수료를 인상한다”며 “지역에 따라 배달비를 담합하는 경우도 있다. 경쟁 업체에서 기사 고용 금액을 높이니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월비라는 명목으로 고정 금액을 또 징수해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결국 코로나지원금 지급에 관한 시기와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는 일이 먼저인 것으로 보인다.
한 자영업자는 “정부에서 주는 재난지원금을 반기지 않는 소상공인은 없을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우리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는 재난지원금을 핑계로 주판을 굴리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 과도하게 수탈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해 달라. 소상공인을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세심한 정책 입안으로 정치권이 소상공인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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