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네이버와 쿠팡이 본격적인 콘텐츠 싸움에 나선다.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론칭하며 OTT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네이버도 CJ와 손잡고 네이버 멤버십에 티빙 콘텐츠를 추가한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쇼핑과 웹툰 등을 제공하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서비스에 올 1분기 내로 티빙을 추가한다. 네이버멤버십은 월 5900원을 내면 결제금액의 최대 5%까지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추가로 디지털 콘텐츠 이용권도 제공하는 회원제 서비스다.
최근 쿠팡에서 OTT인 쿠팡플레이를 출시하고 월 2900원인 로켓 와우 멤버십에 이를 포함하면서 일각에서 쿠팡 와우멤버십의 '가성비'가 지적됐었다.
티빙과 손잡으면 네이버와 CJ 양사의 시너지는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멤버십을 쓰는 많은 이들이 CJ 티빙 플랫폼으로 들어올 수 있고, 네이버 입장에서도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을 네이버 멤버십에 들어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는 쿠팡 아이디로 가입이 가능한 플랫폼이지만, 쿠팡이츠와 마찬가지로 앱을 따로 깔아야 한다. 아직 구축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기존의 OTT보다는 콘텐츠가 부족한 편이다. 안드로이드에서만 지원하다 최근에는 iOS까지로 영역을 넓혔지만, 아직은 PC와 TV를 지원하지 않는다.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와 비슷한 포맷의 OTT이며 최근에는 닥터후, 맛있는 녀석들, 라라랜드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국내외 드라마, 쇼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 웨이브, KT 시즌 등 OTT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다른 곳에 없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관건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콘텐츠 보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티빙의 경우 OTT 서비스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영향력이 있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순이용자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넷플릭스, 웨이브 다음으로 14%를 차지한다.
티빙에서는 TVN과 m.net, 올리브 등 다양한 CJ ENM 계열의 프로그램과 JTBC콘텐츠를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6만5000편 이상의 콘텐츠 목록을 갖고 있다. 여기에 향후 4000억원을 투자해 JTBC 스튜디오오와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만 멤버십 가격 면에서는 쿠팡플레이가 훨씬 우위다. 쿠팡은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해주는 로켓와우 멤버십이 있으면 쿠팡플레이를 볼 수 있다. 로켓와우는 2900원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네이버 멤버십은 5900원으로, 쿠팡플레이 가격에 비해 비싸다. 다만 티빙 이용권을 따로 구매할 경우 7900원이었던 가격을 고려할 때 기존 티빙 고객들을 네이버 멤버십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보인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이용 시 5% 추가 적립과 함께 한달 동안 네이버웹툰 쿠키 20개, 바이브 음원 300회 재생권, 네이버클라우드 100GB 추가 이용권 중 택1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가 없었다.
이 같이 쇼핑 기업들이 콘텐츠 비중을 늘리는 건 왜일까.
쇼핑에서 시작해 OTT로도 막강한 위세를 떨치는 아마존 프라임을 벤치마킹해 자사 플랫폼에 대한 락인 효과를 높이려는 것이다.
아마존은 아마존닷컴 쇼핑몰 내에서 부가적으로 이뤄졌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별도로 분리했고, 2016년부터 요금제를 만들어 전세계를 대상으로 스트리밍하고 있다.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등 규모 면에서는 넷플릭스 다음이다.
이 같은 쇼핑과 콘텐츠의 결합은 고객들을 플랫폼에 더 오랜 시간 잡아두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쇼핑과 디지털 콘텐츠를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멤버십을 결제하게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티빙이 합류했을 경우 네이버 멤버십의 가격 변동이다. 현재 5900원인 멤버십 가격이 뛸 수 있다. 네이버 측은 멤버십 가격을 다양화하려는 고민도 하고 있다.
넷플릭스도 화질과 공유하는 ID 수 등에 따라 가격을 차등화하고 있어 멤버십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넷플릭스도 베이직, 프리미엄 등 다양한 가격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티빙도 7900원부터 1만3900원까지 다양한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티빙과 네이버는 네이버 회원을 위한 새로운 이용권을 설계하는 중이라고 알려졌다.
네이버와 CJ그룹은 지난해 10월 6000억원대 주식을 교환하며 '혈맹'을 맺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CJ ENM의 3대 주주,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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