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 손씨, 고소 계획 없다더니…댓글엔 “장 변호사 입니다”

‘표절 논란’ 손씨, 고소 계획 없다더니…댓글엔 “장 변호사 입니다”

네티즌들 "자신이 변호사 사칭해 글 남긴 것 아니냐" 의혹 제기

기사승인 2021-01-21 17:32:38
지난 18일 손씨를 비판하는 글을 남긴 한 네티즌의 블로그에 손씨의 법률대리인이라는 이가 남긴 글. 변호사 사칭이 의심된다는 글에는 "감사합니다"라고 답변을 달았다. 블로그 캡처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소설 ‘뿌리’는 시작이었다. 표절한 작품으로 각종 공공기관과 지자체 공모전을 휩쓴 손모(42)씨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손씨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조건 사죄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손씨 혹은 그의 법률대리인으로부터 그와 관련한 글을 지우지 않으면 법적 대응하겠다는 ‘협박’을 들었다는 네티즌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비영리단체 관련 경력이 있는 A씨는 지난 19일 SNS에 “희대의 문학상 절취 사건이 조용히 묻히고 있는데, 표절 작가가 고소인이 되고 그 사실을 알린 제가 피고소인이 되어 다시 주목을 받을 것 같다”면서 손씨 변호인이 고소를 예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문제적 인물이 일찍 가려져서 다행이다. 문인 행사하며 곧 교수가 되었을 수도 있는 작품의 주인공이 될 법한 인물”이라며 손씨를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바로 다음날 “손씨 측 법률대리인 장○○ 변호사입니다”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네티즌 B씨가 댓글을 달았다. B씨는 “피고소인에 대해서 초상권 침해,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모욕죄 등 혐의로 법적대응하겠다”고 알렸다. 또 손씨를 비판한 글을 삭제하고 해명할 내용이 있다면 알려 달라며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함께 남겼다.

네티즌들은 B씨의 댓글에 대해 변호사가 익명으로 글을 남긴 게 이상하다는 점, 또 B씨 아이디가 손씨가 과거에 썼던 이메일 주소와 유사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손씨가 변호사를 사칭해 글을 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네티즌이 “변호사 사칭은 형사처벌 대상이다”라고 남긴 글에 엉뚱하게도 B씨가 “감사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손씨로부터 글을 지우라는 종용을 받았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메신저를 통한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소송을 건다니 황당했다”면서 “친구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보니 변호사 사칭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이후 추가로 손씨 변호사라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A씨뿐만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손씨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IP를 추적해 신상을 알아냈다는 협박을 받았다” “손씨가 (자신과 관련된) 글을 지워달라고 했다”는 복수의 주장이 잇따라 올라온 상태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손씨는 변호사를 선임한 적도 없고 법적 대응에도 나설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손씨는 20일 쿠키뉴스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지금은 잘못을 뉘우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본인과 관련한 게시물을 올렸다고 변호사에게 연락받은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모르겠다. 저를 대변하려는 누군가가 올린 게 아니겠나. 아니면 그냥 장난으로 (했을 수도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변호사를 사칭하여 본인이 글을 남겼다는 의혹 역시 부인했다.

고소 계획이 있냐고 묻자 손씨는 “아직 없다. 지금은 무조건 사죄하고 반성하고 자숙할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손씨는 지난해 한국디카시연구소 주최 ‘제6회 디카시(디지털카메라와 시의 합성어) 공모전’ 대상에 선정됐다가 유명 가수의 노랫말을 그대로 내 당선이 취소되자 담당자에게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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