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치료제 개발해도 이후 손실 책임지는 곳 없다”

“백신·치료제 개발해도 이후 손실 책임지는 곳 없다”

원희목 회장 “제약산업 육성 컨트롤타워 등 성장으로 잇는 정책 필요” 강조

기사승인 2021-01-28 16:16:01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정부에 ‘보건산업 육성 컨트롤 타워 설치’ 등 제약업계가 추진하는 혁신이 성장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 회장은 27일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신종플루 유행 당시 국내사가 백신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후 재고 등에 대한 손실이 있었다”라며 “이번에 회원사와 이야기(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관련) 할 때도 열심히 만들어도 나중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와 정부에 전달했고, 정부는 보상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국민 건강을 위해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제약업계가 보상은커녕 손실까지 부담하는 정책은 오히려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제약업계가 국가 성장동력으로 제약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사전에 정부의 지원정책이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원 회장은 우선 보건산업 육성을 위해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의 조속한 설치를 요청했다. 원 회장은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국내 보건산업의 비전, 목표, 중장기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라며 “기초연구, 임상시험, 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적 정책 개발·추진을 통합 관장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 타워 설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헬스산업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사회안전망이자 미래 국가경제를 주도해 나갈 성장동력이기 때문에 규제정책과 육성정책의 합리적 조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뒷받침할 실무총괄 부처인 보건복지부 내 산업정책 조직의 강화 및 역할 확대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혁신·성장 촉진을 위한 정부의 합리적 규제완화와 투자도 요구했다. 그는 “융복합, 최첨단 바이오의약품 개발 등 산업계의 혁신적 도전이 꽃을 피우기 위해선 산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규제 과학도 발맞춰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약품 개발, 인허가 관련 심사전담인력 확충과 심사조직의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미국, 일본의 경우 의약품 인허가 조직내 심사인원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지만 식약처의 허가심사 인력은 20%에 미치지 못한다”며 “R&D 결과물에 대한 충분한 가치 보상 등을 통해 R&D 투자 확대와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규제 선진화 및 과감한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라며 미래지향적 정책 추진도 강조했다. 

원 회장은 “정부와 산업계는 국가적인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산업 현장이 끌고, 정부가 밀어주는 민·관 협력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의 성공을 넘어 제약바이오산업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3대 주력 기간산업으로 성장시키는 요체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산업계의 무한 혁신 경쟁, 그리고 성장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돕는 정책 집행과 시장환경 조성을 통해 제약주권 실현, 글로벌 성공시대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지원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원희목 회장은 정부의 지원과는 별도로 제약산업 환경 혁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의약품 시장 투명성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윤리경영은 산업계의 지상과제이자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조건. 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MR자격 인증제도를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추진하고, CSO 양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공정경쟁규약 개정과 세부심의기준 강화를 통해 보다 촘촘한 필터링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라며 “2017년 ISO 37001(반부패경영시스템) 도입 이후 지금까지 63개사가 인증됐다.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비영리법인)가 도입 효과를 분석한 결과, 도입 기업의 청렴의식과 제도적 장치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ISO 37001 도입과 경영진 의지가 직원들의 청렴의식 변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 만큼 지속적인 교육과 자체평가 등 시스템 정착을 통해 기업의 윤리경영 내재화를 도모하겠다”라고 밝혔다.

제약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의 거점 역할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산업 규모 커지고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임상, 사업개발, 기술이전, 계약·협상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지만 전문인력 부족문제가 심각하고, 질적 개선도 시급하다”라며 “사업개발(BD) 전문가 및 글로벌 CRO 전문인력을 양성해 기술이전과 글로벌 시장 진출 활성화를 촉진하고, AI 기반 신약개발을 위해 AI신약개발지원센터 통해 전문가(250명대) 양성 교육 확대 실시. 산업계 수요를 반영, K-NIBRT(바이오전문 인력 양성기관) 설립을 지원해 바이오공정 전문가 배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서는 의약품 광고심의의 전문성 강화 등 올바른 정보 제공과 오·남용 예방으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약물을 복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하고, 협회 내 학술전문위원회를 신설 및 전문약 질환 정보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비의도적 불순물을 원천적,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유전독성 불순물 평가와 국내외 최신동향 파악 및 시험분석을 위한 전문가 양성 교육을 실시하고, 의료현장의 리얼월드데이터(RWD)를 활용해 부작용 분석 등 약물의 재평가 및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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