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임직원에 '자사주 상여금' 지급 확대...왜?

네이버·카카오, 임직원에 '자사주 상여금' 지급 확대...왜?

기사승인 2021-02-08 11:04:42
네이버, 카카오 로고. /제공=각사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코로나19 시기에 언택트 붐을 타고 빠른 성장을 해온 카카오와 네이버가 자사주를 처분해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다.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자사주만 처분해도 상당한 수준의 금액을 손에 쥐게 되는 만큼, 이를 임직원에게 동기부여를 위한 상여금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네이버·카카오, '자사주 상여금' 임직원에 지급 결정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보통주 2만6190주(119억1645만원)을 '임직원에 대한 상여금 지급' 차원에서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카카오로서는 임직원 보상으로 창사 이래 첫 자사주 상여금이다.

이날 카카오는 전 임직원에게 자사주 상여금 10주씩을 지급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현재 주가가 1주당 45만5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 임직원(2619명)에 455만원씩 상여금을 지급하는 셈이다. 

카카오는 자사주 상여금과 별개로 현금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사주 상여금은 말 그대로 '보너스'인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격려와 함께 앞으로 회사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한다는 동기 부여의 의미를 담았다"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조원 넘게 늘어 4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두 배 넘게 증가한 4500억원에 달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9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이 같은 '주식 상여금'은 네이버가 먼저 시도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28일 보통주 8820주(30억1644만원)을 상여금 지급을 위해 처분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번 자사주 지급은 임원들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금액 중 일부를 자사주로 바꿔준 것이다. 

이 상여금은 네이버의 임원 90여명에게 지급하며, 1주당 28일 종가인 35만5000원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후 네이버가 보고한 주식변동보고서를 보면 한성숙 대표는 가장 많은 1000주(3억5000만원 상당)을 받았고,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 책임자(CCO), 박상진 최고채무책임자(CFO)는 700주씩을 받았다. 취득단가로 2억5850억원 수준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는 임원들이 네이버의 실물 주식을 보유하게 함으로써 회사 성장 가치에 발맞춰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네이버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28일 네이버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 여파에도 연간 영업이익은 1조2153원을 기록하며 커머스·핀테크·클라우드·콘텐츠 부문의 고른 성장을 기록했다. 


자사주 상여금 지급 이유? '가파른 주가 상승' 가장 커 


왜 이들이 자사주를 처분해 상여금을 지급할까? 이는 자사주 처분이 다른 방식보다 더 빠르게 현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며, 최근 주가가 크게 상승해 그동안 갖고 있던 자사주만 처분해도 직원들에게 더 많은 금액을 손에 쥘 수 있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기존에 주로 제공하던 스톡옵션보다는 자사주 처분을 택하고 있는 경향성을 보인다. 스톡옵션은 약 2년여의 보호예수기간이 있어 행사기간이 정해져 있는 반면 자사주는 바로 처분이 가능해 현금화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부터, 네이버는 2019년부터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스톡옵션은 현재가의 주식으로 보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보다 빠른 보상을 위해 자사주 처분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자사주만 처분해도 상당액의 상여금 지급이 가능할 만큼 뛰어오른 주가도 하나의 이유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2월경 10만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5일 종가 기준 네이버는 36만2500원, 카카오는 45만5000원으로 무려 세 배 이상 뛰었다. 

특히 카카오가 이번 자사주 지급 대상에 임원뿐 아니라 직원까지 대상에 넣은 것은 회사 성장에 대한 과실을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나눈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네이버도 2019년부터 매년 전직원에게 1000만원의 스톡 옵션을 부여해왔으며, 여기에 더해 작년부터 주식매입 리워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그동안의 급격한 실적 성장과 오른 주가를 바탕으로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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