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KCC’의 정 회장은 지난 2016~2017년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이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 및 친족 지분 100%를 보유한 KCC 납품업체 등 10개사와 친족 23명을 고의로 누락해 고발조치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설립 시부터 지분 100%를 소유하고 차명 주주로 명의를 운영해온 ‘실바톤어쿠스틱스’를 누락했다. 2017년 12월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차명보유 사실이 드러났는데, 2018년에 돼서야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친족 등이 지분 100% 보유한 9개 회사 지정자료 제출을 고르고 누락하기도 했다. ▲㈜동주 ▲㈜동주상사 ▲㈜동주피앤지 ▲㈜상상 ▲㈜티앤케이정보 ▲대호포장㈜ ▲세우실업㈜ ▲주령금속㈜ ▲㈜퍼시픽콘트롤즈 등이다. ㈜동주 등 7개사는 KCC와 내부거래 비중도 상당했다.
KCC 구매부서 직원들은 회사를 특수관계 협력업체 현황으로 별도 관리하기도 했다. 정 회장에게 지정자료를 보고해왔던 고위 임원도 동일인 승계 전부터 해당 회사들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의 외삼촌, 처남 등 23명의 친족을 지정자료 제출 시 친족 현황자료에서 누락됐다. 누락된 친족들은 정 회장이 이미 인지하고 있던 친족들이었다. 지정자료에서 친족독립경영 인정된 분리 친족은 기재하면서도, 미편입계열사 관련 친족들은 지속 누락했다. 공정위는 지정자료 제출 시 친족 현황자료로 분리된 친족을 포함해 동일인의 친족(혈족 6촌, 인척 4촌)을 모두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 회장은 ㈜실바톤어쿠스틱스의 설립 당시부터 관여해 실질적으로 당해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던 점과 2012년부터 다수의 지정자료 제출 경험이 있는 점을 미뤄 보면 해당 지정자료 허위제출을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제력집중 억제시책의 근본이 되는 지정자료의 진실성 확보를 위한 감시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차명주주 이용, 친족 누락 등을 통한 위장계열사 은폐 행위는 대규모기업집단 규제를 봉쇄하는 등 위법성의 질이 더욱 나쁘다는 점을 고려해 적발 시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공정위는 위장계열사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올해 5월 중 위장계열사 신고에 대한 포상금제를 도입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CC 측은 고의 누락 혐의를 부인했다. KCC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실무 담당자가 과정을 잘 인지하지 못해 생긴 문제”라면서 “고의 누락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