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오줌과 성(性)] 어제 누었던 오줌 기억하시나요?

[재미있는 오줌과 성(性)] 어제 누었던 오줌 기억하시나요?

알아두면 쓸모 있는 오줌학개론

기사승인 2021-02-15 05:26:02

글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어제 오후에 누었던 오줌을 기억하시나요?”

우리의 일상에는 평소 전혀 의식치 않고 지내다가 불편함이 생겨야 비로써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일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오줌이다. 하루에 대여섯 번 오줌을 누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만큼을 누었는지, 오줌의 색깔이나 냄새를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한다.

대사과정의 결과물인 오줌은 신체의 균형을 조절하기 위해 배출되는 전해질, 수분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똥과는 달리 세균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줌의 성분을 분석하면 비뇨기계뿐 아니라 신체의 영양 수준, 간 기능, 전해질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 똥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똥으로는 단지 섭취한 음식의 종류나 소화능력, 장내세균 정도를 알 수 있을 뿐이다.

우선 오줌이라고 하면 특유의 지린내가 나는 노란색 액체를 떠올린다. 하지만 바로 받은 신선한 오줌은 냄새가 없고, 색깔도 투명하거나 옅은 갈색이 정상이다. 소변의 양과 상태는 마시는 물의 정도, 음식 종류, 활동량, 날씨, 생활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배설되는 소변은 1,5~2리터 정도이고, 산도는 pH 4.4-8.0, 비중은 1.003–1.035이다.

한 번에 보는 양은 350cc, 횟수는 하루 6~8회인데, 똥을 누면서 오줌도 같이 누기 때문에 순수하게 오줌만을 누는 횟수는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5회, 겨울철에는 7회 정도이다. 밤에는 신장에서 오줌이 적게 만들어지므로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한, 자는 동안에는 오줌을 누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오줌의 색깔은 물을 많이 마시면 옅어지고 적게 마시면 다소 진해진다. 색깔의 변화는 질환의 중요한 징조일 수도 있다. 상온에 오래 방치된 소변은 수분이 증발하고 남는 유로크롬 성분 때문에 노랗게 변한다. 지속적으로 진한 노란색 소변을 보일 경우 간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높아진 혈중 빌리루빈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소변색이 노랗게 변한다.

가장 중요한 오줌의 색깔은 붉은색으로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를 의미한다. 혈뇨는 요로결석, 감염, 방광암, 신장암, 전립선비대증 등 다양한 질환에서 나타난다. 소변이 빨갛게 보이는 육안적 혈뇨와 그냥은 맑게 보이나 현미경검사에서 적혈구가 보이는 현미경적 혈뇨, 통증이나 배뇨증상을 동반한 혈뇨와 증상이 없는 무증상 혈뇨, 소변의 처음이나 끄트머리에 나오는 초기 혹은 말기 혈뇨,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빨간 전혈뇨 등으로 분류된다. 40대 이후라면 방광암을 비롯한 비뇨기계 암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어쩌다 한번 혈뇨가 나왔더라도 반드시 비뇨기과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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