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김은빈 인턴기자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범야권 단일화가 화두인 가운데 제3지대로 평가받는 안철수‧금태섭 예비후보가 TV토론회에서 맞붙었다. 그러나 서울이 처한 다양한 현안이 사라진 알맹이 없는 토론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울러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 다소 미흡한 모습을 노출했던 안 후보가 이날 역시 해당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두 후보는 18일 채널A 주최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후보단일화 TV토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치인은 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집권여당과 임기 4년 차를 맞이한 문 대통령을 심판하는 자리라는 야권 정치인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들은 토론회 대부분을 정부와 여당 비판에 사용했다. 이번 토론회 순서와 질문 등이 두 후보 측의 사전 합의로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애초에 이들이 TV토론에서 이 부분을 지적하기로 힘을 모았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문 대통령 때리기’는 모두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먼저 안 후보는 “문 정권의 여러 가지 잘못과 대안에 대해 자세히 말하겠다”고 했다. 금 후보 역시 “논리적으로 비판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겠다.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고 문 정부의 잘못을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후보가 나”라고 말했다.
또한 첫 사회자 공통질문 역시 ‘문 대통령의 취임사’였다. 금 후보는 “그는 취임사를 정반대로 배신했다.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싸우게 했다”며 “난 문 정부 입장에선 눈엣가시다. 문 정부 심판하고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 역시 “이 정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능과 위선”이라며 부동산 정책과 인사 문제 등을 언급했다.
또 다른 질문 역시 문 정부의 인사 정책이었다. 이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꼽으며 정권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 서울시 관련 정책 토론은 다소 부족했다. 부동산 정책을 꺼내긴 했지만 서울시에 치중한 공약 등은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임대차 3법, 전세금, 다주택자, 보유세 등 서울시장의 권한을 넘어선 의견이 주로 오갔다.
안 후보는 “내로남불로 부동산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정책을 내놓은 뒤 비서실장을 포함한 실권자들이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한 혜택을 받았다”고 했다. 도시재생 정책 언급은 잠깐에 그쳤다.
금 후보 역시 “가장 근본적으로는 주택 정책 시각 자체가 잘못”이라며 “투기 때려잡겠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하는 데 머물렀다.
이후 서울시장의 인사권 자치경찰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등도 주제로 언급됐지만 이내 곧 정부 정책 비판과 공수처, 백신 등의 화제로 넘어갔다.
또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소통 부재를 비롯한 안 후보의 여러 단점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 무능한 모습을 보였던 그가 이번에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노출했다는 해석이다.
금 후보는 “안 후보는 민주당 입당과 탈당, 바른미래당 합당 등 정치과정 내내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며 “서울시장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놓고 갑자기 출마를 결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안 후보는 “난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 그 과정에 함께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원망하는 마음은 없다. 잘 헤쳐나가기 위해 계속 반성하고 발전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제3지대 주자로서 지금까지 한 일이 없다는 금 후보의 주장에 관해서는 “공익을 위한 봉사라는 마음으로 들어와서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다는 소신이 있다.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초심은 여전히 있다. 낡은 정치 바꾸러 나왔다”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회 직후 “안 후보는 손해만 본 토론이었다. 시종일관 금 후보에게 밀리는 장면을 노출했다. 금 후보의 한판승”이라며 “다시는 TV 토론하지 마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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