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송중기 “10년 전 들은 ‘승리호’, 지금과 많이 달랐죠”

[쿠키인터뷰] 송중기 “10년 전 들은 ‘승리호’, 지금과 많이 달랐죠”

기사승인 2021-02-20 06:09:01
사진=배우 송중기. 넷플릭스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지난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는 10년부터 기획되기 시작한 영화다. 조성희 감독이 친구와 우주쓰레기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영화 ‘늑대소년’을 함께 촬영 중이던 배우 송중기도 감독의 구상을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승리호’의 제작이 구체화되기 시작하고 송중기에게 출연 제안이 왔다. 그는 마음속으로 출연을 결정하고 시나리오를 읽기 시작했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 ‘승리호’의 조종사 태호를 연기한 송중기는 ‘승리호’의 존재를 가장 오래 알고 있던 배우 중 하나다.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송중기는 “당시엔 (제목이) ‘승리호’인지도 몰랐다”며 영화와 캐릭터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당시 우주 배경 이야기와 콘셉트를 들었어요. 그때는 지금과 여러 가지가 많이 달랐죠. 우주가 배경인 것과 업동이(유해진) 캐릭터는 지금과 비슷하지만, 다른 건 굉장히 달랐던 기억이 나요. 장선장과 태호, 타이거 박은 굉장히 많이 수정되고 변화된 버전이라고 전 알고 있어요. 태호는 엄청나게 평범한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흔하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캐릭터 같았죠. 영화가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어요.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공감하기 정말 쉬웠어요. 그래서 작품 선택을 빠르게 결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승리호' 스틸컷

송중기는 극 중 돈에 집착하는 태호에 대해 “스스로 자괴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인간은 다 속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성희 감독이 인간의 보편성을 태호라는 인물로 그린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의 감정을 연기하기 위해 상상력을 동원하기도 했다.

“태호를 연기하면서 공부하는 느낌보다 어떤 느낌일지 상상을 많이 해봤어요. 자식을 키워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절대 알 수 없는 감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다큐멘터리도 찾아보고 절절한 사연들도 많이 찾아봤지만, 역시나 막막했어요. 해답은 시나리오에서 찾은 것 같아요. 현장에서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태호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자식을 나 때문에 잃었다는 느낌이 어떨지 생각했고 주변에 물어보기도 했죠.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것 같아요. 제가 잘 연기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송중기의 변신은 끝이 없다. SBS ‘성균관 스캔들’, ‘뿌리깊은 나무’, ‘아스달 연대기’ 등 사극부터 KBS2 ‘태양의 후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 현대극을 오갔다. 영화에서도 ‘늑대인간’과 ‘승리호’, ‘군함도’ 등 여러 장르를 오가며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송중기는 “장르 욕심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사진=배우 송중기. 넷플릭스

“안 해본 느낌의 작품이라면 반가운 게 사실이에요.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요. 지금도 하고 싶은 장르가 많죠. 제가 겪어보지 않은 장르 대본이 들어오면 확실히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관객분들은 도전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고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엔 정말 어두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어둡고 음침하고 음습한 스파이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런 장르는 아직 못해봤거든요.”

송중기는 ‘승리호’에서 인상 깊은 장면으로 태호가 지구에서 우주로 올라가는 장면을 꼽았다. 영화를 보면서도 ‘내가 저기서 찍은 게 맞나’ 싶었을 정도, 다른 결과물에 놀랐다. 송중기는 “그게 VFX의 힘”이라며 “스태프와 감독님이 혼을 갈아 넣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젠 현장 분위기를 이끄는 배우가 됐지만,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고민은 늘 갖고 있다.

“전 현장에 정이 붙어야 연기가 나오는 편인 것 같아요. 어느 현장이나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 다 힘들지만 마음가짐이라도 즐기면서 하는 현장은 티가 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거예요. 배우들이야 항상 욕망이 똑같겠죠. 어떻게 해야 연기 잘할까. 저도 그건 똑같이 갖고 있어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