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인트는 명확하지만 이지리스닝도 가능”
선미는 앞서 ‘보랏빛 밤’ ‘날라리’ ‘사이렌’을 함께 만든 작곡가 프란츠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꼬리’를 작업했다. 그간 탑라인(선율) 작곡에 집중했던 선미는 ‘꼬리’를 만들면서 악기 구성이나 사운드 배치 등에도 깊이 관여했다고 한다. 그는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소리, 나른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곳곳에 배치하려고 했다. 동시에 멜로디나 기타 리프는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포인트는 명확하지만 이지리스닝도 가능한 노래가 ‘꼬리’”라고 자부했다. 상대에게 아양 떤다는 의미를 부정적으로 나타낸 ‘꼬리 치다’라는 표현도 선미는 다르게 해석했다. 그는 이 곡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로 “네 마지막 말에 꼬리치면 딱 거기까지만”을 꼽으면서 “‘꼬리 치다’를 성가심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쓴 것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 “과감해도 좋으니 동물적인 동작을”
‘꼬리’의 안무는 팝가수 비욘세·제니퍼 로페즈와 호흡을 맞춰온 안무가 자넬 기네스트라가 만들었다. 선미는 기네스트라가 만든 그룹 레드벨벳-아이린&슬기의 ‘몬스터’(Monster) 안무를 보고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꼬리의 움직임을 춤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선미는 기네스트라에게 “안무가 과감해도 좋으니 1차원적이고 동물적인 동작을 표현해주시면 좋겠다”고 부탁했다고 한다. 무대에 엎드린 채 한쪽 다리를 들어 꼬리처럼 표현한 동작이 포인트다. 선미는 “안무가 정말 잘 나왔다. 수위가 센 안무는 뺐지만, 대부분 기발했다”며 기뻐했다. 다리를 꼬리처럼 흔들다가 노래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멈추는 동작은 선미가 고안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 동작을 선보였는데 다들 놀라워하더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 “아직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아 다행”
2007년 그룹 원더걸스 멤버로 데뷔해 올해 활동 15년 차를 맞은 선미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잘 버틴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앞서 Mnet ‘달리는 사이’에서 경계성 인격 장애로 고생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던 그는 “최근 스스로 한계를 정해버리고 자신을 믿지 못해 마음이 힘들었던 적이 있다”며 “그럼에도 이렇게 다시 무대에 서고 곡을 쓰는 이유는 미야네(팬클럽)밖에 없다”고 말했다. 후배 가수는 물론, 비슷한 세대의 여성들에게도 영감을 불어넣는 그는 “나는 끊임없이 내 얘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큰 목소리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제 말에 귀 기울여주려 다가와 주시는 것 같다. 감사하다”면서 “올해 안에 정규 음반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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