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졸속 처리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우려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말을 듣는 공청회를 열어야 합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정의연대, 정의당 배진교의원실이 24일 오전 9시 국회 정문 앞에서 네이버에 후불결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네이버가 30만원 후불결제를 실시하는 등 사실상 여신금융업자로서 활동이 가능해지면 제2의 카드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며 "빅테크 기업에게 혜택만 주고 적절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경우 금융소비자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핀테크기업이 무임승차로 규제차익을 얻기 위해 금융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라며 "금융소비자 피해를 방조하는 정부개정안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영란은행에 참여했던 핀테크 기업 이파고의 지급결제시스템 중단 등 핀테크 기업의 관리감독 소홀 등을 꼽으며 우려를 표명했다.
김대기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이번 핀테크 특별법은 30만원 한도 후불결제로 신용카드 기능을 주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경험상 이게 확대된다면 또다른 카드 형태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페이와 휴대폰으로 청년들이 더 쉽게 결제수단을 활용해 핀테크에 접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핀테크 혁신금융이 좋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졸속"이라며 "법의 필요성은 있을 수 있지만, 비금융에 대해서만 특별 혜택을 주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 시티은행지부 진창근 위원장은 "아무런 규제 없이 네이버에 금융을 허용하고 있는 성급한 입법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금융업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졸속법안에 대해 공청회 등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전금법 개정안을 통해서는 선불사업자가 임의로 잔고를 통해 수익창출할 수 있다"라며 "사업자 이익을 위해 금융소비자들에게 위험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형 우리은행지부 위원장도 "진정한 국민의 이익이 무엇인지, 고용에 저해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고 짚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라며 "국회에서 법안을 두고 이해관계뿐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대해서도 토론해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혁신금융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금융사에 편입하는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 금융기관이 받았던 규제는 하나도 받지 않는다"라며 "이번 개정안은 시민사회의 충분한 의견취합과 검토가 필요하며 3월중 핀테크를 제대로 관리감독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개정안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해 11월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된 데 대한 항의의 뜻으로 이뤄졌다고 금산노조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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