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다수의 팬들이 염원하던 포켓몬스터 4세대의 리메이크가 공식적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냉소적이다.
"'포켓몬스터 다이아몬드·펄(한국 정식 발매 명 디아루가·펄기아, 이하 포켓몬스터 DP)'리메이크는 사실상 실패가 불가능하다"고 열광하던 팬들이 돌아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난달 27일 '포켓몬'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는 온라인 발표회 '포켓몬 프레젠트'가 개최됐다. 이번 포켓몬 프레젠트는 포켓몬 25주년 기념하는 행사여서 팬들의 기대감이 컸다.
정보공개에 앞서 포켓몬 컴퍼니의 이시하라 츠네카즈 CEO는 "2월 27일은 포켓몬 시리즈의 원점이기도 한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이 일본에서 발매된 날이고, 포켓몬이 탄생한 지 벌써 25년이 지났다"라며, "전 세계 트레이너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게임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지난 25년을 함께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먼저 신작 '포켓몬 스냅'에 대한 소개가 나오고, 이후 '포켓몬스터 소드·실드', '포켓몬고', '포켓몬 마스터즈 EX'에서 진행되는 이벤트가 소개됐다.
이후 이날의 메인이벤트 격인 '포켓몬스터 DP'의 리메이크 관련 내용이 공개됐다. 원작인 포켓몬스터 DP는 2006년 일본에, 2008년 국내 정식 발매된 포켓몬 4세대 타이틀이다. 국내에서는 3세대 작품이 한국어로 발매되지 않았기에, 국내 포켓몬 팬들의 많은 지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난천', '태홍' 등 매력적인 캐릭터가 다수 등장해 스토리라인도 풍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메이크작의 명칭은 '포켓몬스터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이다. 개발은 포켓몬 홈에도 관여하고 있는 ILCA이 담당하며, ILCA의 우에다 유이치와 게임프리크의 마스다 준이치가 디렉터를 담당한다.
이번 작품은 리메이크로 진행되는 만큼 큰 틀의 변화는 없었다. 원작과 같이 스타팅 포켓몬은 '모부기', '불꽃숭이', '팽도리' 3종이며, 무대 역시 신오 지방으로 동일하다. 기존의 도트 그래픽은 현세대 기준에 맞춘 3D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전반적으로 월드 맵 그래픽은 원작 비율을 그대로 가져갔으며, 배틀 인터페이스는 최신작인 '포켓몬스터 소드·실드'의 형태와 유사하다.
하지만 영상이 공개된 후 다수의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팬들의 주된 비판 요인은 낮은 퀄리티의 그래픽이다. 2019년 출시된 '소드·실드'는 포켓몬 시리즈 최초로 3D 오픈월드를 차용했다. 포켓몬과 캐릭터도 모두 3D로 구현됐다. 일부 모션과 기술 이펙트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그래픽은 호평을 받았다.
대부분의 팬들도 4세대 리메이크작이 '소드실드' 수준의 그래픽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물은 예상과 상이했다. 다수의 팬들은 3D를 차용했다고 했지만, 맵상에서 캐릭터가 2등신으로 표현된 것을 비판했다. 또한 배틀 에 돌입했을 때 주인공인 '빛나'와 '광휘'의 일러스트가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많았다.
일부 유저들은 게임프리크가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와 '샤이닝 펄'의 개발을 외주에 맡겼기에 이같은 사달이 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외주가 아닌 게임프리크가 직접 개발에 참여했다면, 지금보다 퀄리티가 좋은 작품이 나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개발에 참여한 ILCA는 억울하게 느낄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ILCA는 '니어:오토마타', '드래곤퀘스트11' 등의 수작 개발에 참여한 경력을 가진 회사다. 이러한 정보가 퍼진 후 팬들은 게임프리크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고 있다.
한 포켓몬 유저는 "2021년 출시된 게임의 그래픽이 이 모양이라는 사실이 믿기질 않는다"며 "차라리 중국산 짝퉁 포켓몬 게임 그래픽이 이보다 더 나을 것 같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소드실드'부터 게임프리크는 게임을 대충 내놓기로 작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출시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소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된 후 유저 반응이 좋지 않았을 경우, 게임을 전면수정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경우가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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