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주도' 부동산 대책 신뢰 추락…판 커지는 'LH 투기' 조사

'공공 주도' 부동산 대책 신뢰 추락…판 커지는 'LH 투기' 조사

LH 2·4 대책 도심 공급 사업자
공공 주도 개발 신뢰 타격

기사승인 2021-03-04 07:03:29
6번째 3기 신도시 조성되는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및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모습.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정세균 국무총리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전방위 조사와 엄벌을 지시하고 나섰다. 

투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2·4 주택 공급대책' 추진은 물론 공공 주도의 정부 공급대책에 대한 신뢰성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LH직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광명시흥을 포함한 3기 신도시 전체(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과천 과천, 안산 장상 등)를 대상으로 조사 범위를 넓힌다고 밝혔다.

투기 의혹 조사 대상은 국토부, LH와 관계 공공기관 관련 부서의 직원과 가족으로 이들의 토지거래현황 등을 전수 조사한다. 

국토부가 LH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광명 시흥지구에선 13명의 LH 직원이 땅을 산 것으로 잠정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 및 가족 등이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 사이 광명시흥 부지 중 10필지 2만 3028㎡(약 7000평)를 100억원가량에 매입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등은 14명 중 12명이 현역이라고 설명했는데 국토부의 전수조사과정에서 1명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국토부가 3기 신도시의 하나로 지정한 광명시흥지구는 부지 면적 1271만㎡에 7만가구를 공급하는 대규모 공공택지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LH 직원들이 공공택지 지정에 따른 토지보상금 혹은 대토보상을 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직원 상당수가 수도권 본부 토지보상 업무 부서에 있었으나 LH는 이들을 직무배제했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서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땅투기 의혹을 받는 LH공사 직원의 명단과 토지 위치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공공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추락하는 만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신규 택지 확보와 보상 업무를 총괄하는 공공기관인 LH 직원이 의혹의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공공 주도 정책 추진의 정당성에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LH 국토부가 투기 세력이었다" "서민들한테는 난생처음 들어보는 온갖 규제로 집 못 사게하고 공사직원들은 투기" "3기 신도시 올스탑하고 비리들 싹 조사해야 한다"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참여연대 등의 제보를 토대로 일부 필지만을 조사한 결과였지만 실제 조사가 확대되면 문제 행위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2·4 대책 추진에도 비상이 걸렸다. 2·4 대책은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지난달 첫 번째로 내놓은 공공 주도의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이다. 그러나 대책의 핵심인 공공 주도 도심 개발의 대표 사업자가 LH이다. 

이번 조사는 총리실이 지휘하고 국토부와 합동으로 진행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전수조사는 총리실이 지휘하되, 국토부와 합동으로 충분한 인력을 투입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게 강도 높게 하라"며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 등 엄중 대응하라"고 했다. 

이어 "신규 택지개발 관련 투기 의혹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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