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면접관 성차별 발언 ‘댓글 사과’에 비난 여론 확산

동아제약 면접관 성차별 발언 ‘댓글 사과’에 비난 여론 확산

기사승인 2021-03-09 16:43:44
이미지=달라스튜디오 유튜브 채널 댓글 캡처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면접관이 여성 지원자에게 성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동아제약을 향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동아제약과 동아오츠카 제품 명단을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 동아제약이 탐폰 생리대 ‘템포’ 위탁생산 업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행정처분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재차 거론되며 비난 여론을 더했다.

동아제약의 성차별 논란은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의 예능 프로그램 ‘네고왕 시즌2’에서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가 장영란과 생리대 할인 협상을 벌이는 에피소드가 공개되며 불거졌다.

영상의 댓글창에서 한 시청자가 ‘지난해 말 면접 볼 때 인사팀 팀장이 유일한 여자 면접자였던 나에게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는 것에 동의하냐고 물었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댓글 작성자는 ‘26살에 (동아제약) 면접을 봤는데 3년 만난 남자친구가 있으면 금방 결혼하겠네, 여자는 결혼하면 그만둬서 (채용하면) 안 되네 했던 곳’이라고 주장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게시된 동아제약 면접 후기도 확산했다. 면접관이 지원자들에게 ’(여성인 나에게) 여자는 군대 안 갔으니까 남자보다 월급 덜 받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성인 나에게)군대 갈 생각 있으세요?’, ‘(옆에 남성 둘에게)어느 부대에서 군복무 했는지, 군생활 중 무엇이 힘들었는지, 군대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등을 물었다는 내용이다.

후기 작성자는 ‘여성은 절대 채용하지 않겠다는 인사팀(남성)의 굳은 의지를 보았다’며 ‘여럿이 모인 곳에서 특정 집단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행위는 그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배척 행위임을 면접관은 잘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동아제약은 지난 6일 ‘네고왕 시즌2’ 영상에 최호진 대표 명의 댓글을 달고 “작년 11월16일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한명이 지원자에게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원자에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번 건으로 사과드리고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징계 처분과 재발 방지 대책도 약속했다. 동아제약은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함께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채용과 인사 제도 및 절차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면접관의 성차별을 폭로한 피해자는 8일 카카오 브런치에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을 게시하고 “해당 (유튜브) 채널만 막으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나. 사과문 같지 않은 사과문을 보니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며 분노했다.

피해자는 성차별적 질문을 한 면접관이 인사팀장이었다고 강조하며 “인사팀장이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자행했다는 것은 성차별이 조직 전체의 문화와도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여성들이 현실에서 겪는 성차별을 ‘불쾌한 경험’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시대에 걸맞은 행동이냐”고 비판했다.

동아제약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비상장 계열사다. 지난해 11월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전체 직원 164명 가운데 남성이 109명, 여성이 55명이다. 임원(미등기 포함) 17명 가운데 여성은 2명에 불과했다. 

평균 근속 연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짧았다. 남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11.6년, 여성은 7.6년으로 조사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4년 먼저 회사를 떠났다는 의미다.

남성과 여성의 급여 격차도 상당하다.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남성이 6600만원, 여성이 4800만원으로 산출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남성 직원의 연간 급여 총액으로 71억8600만원을 지출한 반면, 여성 직원의 연간 급여 총액으로는 26억5100만원을 지출했다. 여성이 남성의 절반에 못미치는 액수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