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주식 사고’ 떨쳐내는 삼성증권 “동학개미, 네 덕분이야”

‘유령주식 사고’ 떨쳐내는 삼성증권 “동학개미, 네 덕분이야”

기사승인 2021-03-16 06:35:01
삼성증권 / 사진= 연합뉴스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삼성증권이 지난해부터 대거 주식시장에 뛰어든 동학개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유령주식 사태’로 위조주식이 거래될 수 있을 정도로 시스템이 허술했다는 오명과 불신을 덜어내기 시작하는 양상이다.

1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거래 고객 수는 75만4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신규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까닭에 전년대비 큰폭 늘었다. 올해 연초 이후 지난 2월 말까지 증가한 신규 거래 고객 수도 27만3000명에 달한다. 지난해의 36%가 최근 2개월 만에 늘어난 셈이다.

삼성증권은 유례없는 증시 활황과 개인의 직접투자 증가 수혜를 누리고 있다. 철 지난 비즈니스로 여겨졌던 리테일이 살아난 영향이다.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리테일 예탁자산이 2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유입된 자금 중 주식투자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서도 공모주 확보 물량이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적었음에도, 리테일 덕에 많은 고객이 몰렸다. 삼성증권의 마감일 기준 최종 경쟁률은 443.23대 1에 달했다. 단순 경쟁률로만 따지면 청약을 받은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증권사별 모집 물량 배정 비율은 NH투자증권 37%, 한국투자증권 23%, 미래에셋대우 22%, SK증권 8%, 삼성증권 5%, 하나금융투자 5% 순이었다.

실적도 순항 중이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9.5% 급증한 5076억원을 달성했다. 연이은 호실적에 힘입어 이달 중 임기 만료를 앞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의 연임도 지난해 연말부터 일찌감치 확정됐다. 장 사장은 구성훈 전 삼성증권 사장이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인해 물러난 이후 삼성증권을 이끌어왔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유령주식 오명을 털어내는 데에 코로나19와 동학개미 덕을 톡톡히 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8년 4월 터진 유령주식 사태는 삼성증권의 이미지에 큰 타격으로 남아있었다. 당시 삼성증권에서는 담당 직원의 전산입력 실수로 우리사주 조합원 직원들에게 주당 1000원이 아닌,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 사고로 존재하지 않는 112조원 규모의 주식이 배당됐다. 이때 일부 직원이 잘못 배당된 주식을 매도하면서 삼성증권의 주가가 11% 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당시 금융당국에서는 삼성증권의 통제 시스템이 배당입력 오류와 잘못된 주문을 막아내는 데에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증권사 리테일 담당자는 “삼성증권이 동학개미와 코로나19 사태 덕을 톡톡히 봤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큰 물의를 일으켰지만, 삼성그룹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삼성증권의 리테일 사업 확장에 상당히 도움이 된 걸로 보인다. 유령주식 사태 이후 리테일 영업에 소극적이었던 삼성증권이 머니무브에 따른 영업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