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치를 지켜내려면 

[기자수첩] 김치를 지켜내려면 

기사승인 2021-03-18 06:00:22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한국인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를 꼽으라면? 하자 먼저 떠오르는 것이 김치다. 중식, 양식 등 여러 식당에서도 한국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김치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김치 사랑은 그 종류에서도 나타난다. 먼저 아무 식재료나 생각해보자. 뒤에 김치를 붙여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없는 김치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샤인머스캣 김치까지 등장했으니 말이다.

김치의 나라 한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최근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김치·파오차이 사달이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에서 유래한 절임 채소를 말한다. 모양새는 피클과 비슷한데 꽤 오래전부터 중국에서는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부르고 있다.

오해의 여지도 있었다. 국내 식품 제조기업 대상그룹,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은 중국에 수출하는 김치나 김치 관련 제품에 파오차이라고 명기한다. 기업도 억울한 입장이다. ‘중국 식품안전국가표준’(GB)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 내 유통·판매되는 식품 기준 규격을 GB로 관리한다. GB에서는 김치를 파오차이로 분류하고 있으며, 파이차이로 표기해야만 김치를 판매할 수 있다. 중국에서의 김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만든 ‘신치’(辛奇)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김치의 근원을 중국에 빼앗기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는 그 사이 현실이 돼 있었다. 글로벌 포털사이트 ‘구글’에서는 김치 근원 국가를 중국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구글에서 ‘Kimchi origin’(김치의 근원)이라고 검색하면 ‘China’(중국)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과는 구글 사용 언어를 영어로 설정하는 특정 조건에서만 검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치 중국음식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중국인 유튜버 리쯔치는 중국어 채널 최다 구독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최근 김치를 담그며 찌개를 끓이는 영상을 게재했는데 이를  ‘#ChineseFood’(중국음식)이라는 해시태그로 중국음식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모습도 낯설은 다양한 언어로 달린 댓글은 이미 많은 세계인이 김치가 파오차이라고 묘사된 영상을 시청했다고 증명하고 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기네스는 “리쯔치의 영상에서 아름다운 생활양식과 중국 전통문화는 전 세계인들을 크게 사로잡았다. 서양인들에게 중국 문화를 더욱 잘 이해시켰다”고 평가하면서 기네스북에 올렸다.

김치 종주국 논쟁이 해결될 여지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계속되는 분쟁에 우리 정부는 대처가 느긋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김치 종주국 분쟁에 진퇴양난에 빠진 기업과 분노하는 국민들. 올해에는 정부가 ‘김치vs파오차이’ 논쟁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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