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3월16일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한 8명이 비극적으로 살해당했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를 규정할지를 토론하는 동안 저를 포함한 수백만 명의 아시아·태평양계(AAPI) 사람들은 버려진 기분을 느꼈습니다.”(가수 에릭남)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K팝 스타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에릭남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사이트에 실린 기고에서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공격이 증가하던 지난 12개월 동안, 우리 공동체의 도움 요청과 경고 신호는 이웃이 아닌 마치 세상 저편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치부된 것 같다”며 “이제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 침묵은 곧 공모”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많은 이들에게 아시아·태평양계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안과 트라우마, 정체성의 위기에 시달리는 경험”이라면서 학창시절 교사에게 인종차별 당한 기억, 교통사고 가해자에게 위협당한 기억을 털어놨다.

또한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인종차별과 무관하다고 가정하는 것이 “너무나 순진하고 그 자체로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가해자가 힘든 하루를 보냈다고 말하거나, 그들의 행위를 ‘성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백인 특권의 정점이자 한 인종 성별(아시아 태평양계 여성)에 대한 깊은 성적 대상화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변화는 작은 일에서 시작한다. 우리 주변의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와 사업체를 지지하고 힘을 실어주는 일, 혐오 범조의 정의와 처벌을 다시 살펴보는 일 말이다”라며 “우리는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절실히 필요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지역에서 활동하며 명성을 얻은 다른 K팝 가수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시애틀 출신인 가수 박재범은 SNS에 ‘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StopAsianHate) 해시태그와 함께 “도움을 주고 목소리를 보태달라. 지금 일어나는 일은 괜찮지 않다. 증오가 아닌 사랑을 퍼트리자”고 영어로 썼다.

힙합 그룹 에픽하이 멤버 타블로와 가수 씨엘은 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메시지와 함께 아시아·태평양계 인종차별 피해자의 회복을 돕기 위한 모금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래퍼 타이거JK와 가수 림킴을 비롯해 가수 알렉스, 보이그룹 피원하모니 등도 SNS에서 ‘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 해시태그를 공유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재범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