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쿠키뉴스 김은빈 인턴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차 가해’와 ‘성소수자’ 이슈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원론적인 말만 반복하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퀴어축제 개최에 관해서도 사실상 찬성했다.
박 후보는 23일 서울에 위치한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내가) 시장이 되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와 소통하겠다”며 “피해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받고 싶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범야권에서는 그동안 박 후보를 향해 ‘2차 가해’에 관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번 보궐선거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치러지는 데다 이를 둘러싸고 민주당 소속 정치인 일부가 ‘피해호소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서 박 후보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참석한 기자회견 직후 답변을 피한 바 있다. 저녁이 돼서야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적었다. 당시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캠프 소속 인사들에 관한 언급은 없어 비판이 일었다.
박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서 선장 역할이기 때문에 주어진 모든 것들을 짊어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한 뒤 “피해여성이 받은 상처가 한두 번 사과한다고 해서 치유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면 진심을 다해서 사과하고 또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이슈가 된 ‘퀴어 축제 광화문 개최’에 관해서도 입장을 표명했다. 박 후보는 “인간의 기본권에 관한 것은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사실상 퀴어 축제 개최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11일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며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박 후보는 “인간 기본권과 사회적 공감대를 같은 선상에서 고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집회의 자유도 보장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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