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기술수출, 신약 품목허가 등 기업들의 R&D 결실도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넘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 1위는 한미약품이 차지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58억5360만원이다. 이 가운데 2261억2900만원을 R&D 비용으로 썼다. 매출액 대비 투자 비율은 21%로, 18.8%였던 2019년도와 비교해 2.2%p 확대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지난해 8월 한미약품은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자체 개발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에피노페그듀타이드'(HM12525A)를 MSD에 기술수출했다. 이 물질은 앞서 비만 및 당뇨 치료제 후보물질로 얀센에 기술수출됐다가 반환됐다. MSD는 이 물질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성과도 돋보였다. 지난 18일 한미약품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프리필드시린지주’(이하 롤론티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국산 신약 33호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롤론티스는 지난 2016년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로 허가된 ‘올리타’에 이은 한미약품의 2번째 신약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 2위는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액 1조8491억1553만원을 기록했다. 이 중 R&D에 투입한 금액은 3892억3587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투자 비율은 20.8%로 산출됐다. 매출액의 26.8%를 R&D에 투자했던 2019년과 비교하면 비율은 축소됐지만, 절대적인 금액은 3030억6188만원에서 약 862억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년여 만에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레그단비맙)를 완성, 최단기간 신약개발 기록을 세웠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의 국책 과제 '20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을 수행,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5일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전제로 렉키로나주를 품목허가했다.
3위는 대웅제약이 차지했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54억2368만원이며, R&D에 투입한 비용은 1445억3837만원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15.3%로, 2019년도(13.9%)보다 1.4%p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기술수출 성과를 도출했다. 지난 18일 대웅제약은 중국의 상해하이니에 ‘펙수프라잔’을 기술수출했다. 펙수프라잔은 대웅제약이 자체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품목허가되지 않았지만, 임상 3상을 마무리한 상태다. 펙수프라잔이 식약처 허가를 얻으면, 지난 2001년 허가된 ‘이지에프외용액’에 이어 20년만에 나오는 대웅제약의 2번째 신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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