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자체조사결과라며 후보간 격차가 크지 않다고 말했던 윤건영 의원의 발언이 무색하게 격차를 더욱 벌리는 서울시장 후보 가상대결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브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26일과 27일 양일간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간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46%p), 오세훈 후보 지지율은 47.3%로 박영선 후보(30.6%)를 훌쩍 앞섰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16.7%p에 이르렀다. 심지어 응답자의 연령대나 거주지역, 직업에 따른 차이는 있었지만 오 후보가 모든 계층에서 우세함을 보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40대에서조차 오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41.3%로 오차범위 내지만 박 후보(39.4%)보다 많은 응답이 이뤄졌다. 이밖에 오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20대에선 37.0%(vs 22.5%), 30대에선 40.3%(vs 33.9%), 50대에선 49.1%(vs 38.8%), 60대 이상에선 62.2%(vs 22.6%)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도 전통적인 여권강세 지역인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에서도 오 후보가 44.7%로 35.7%인 박 후보를 제쳤다. 직업별로는 여권 지지자가 다수인 사무직에서 오 후보가 42.7%, 박 후보가 34.9%로 앞서는 등 모든 직업군에서 오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많았다. 중도층에서도 오 후보는 51.6%, 박 후보는 26.6%의 지지를 얻었다.
이 같은 경향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조사에서 선거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5.6%가 ‘정부·여당 견제로’을 꼽았다. 반대로 ‘정부·여당 지원론’이라고 답한 이들은 29.2%에 불과했다.
지지층의 결집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오 후보 지지층 중 94.5%, 견제론에 방점을 찍는 응답자 중에서는 90.2%, 보수층에서는 89.2%가 적극적인 투표의사를 내비쳤다. 반면 박 후보 지지층은 80.1%, 지원론자는 80.3%, 진보층은 79.9%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정국을 뒤덮고 있는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선에 영향을 미치는 주제로 응답자의 31.4%는 ‘부동산 정책 및 공약’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이 21.8%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연일 강하게 비판하며 주요 공략사항 중 하나로 오 후보가 내곡동 개발을 추진해 처가에서 소유한 땅을 셀프보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1%만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보다 자세한 조사개요 및 결과 등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