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비극 ‘낙원의 밤’ [들어봤더니]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비극 ‘낙원의 밤’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1-04-02 17:22:08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답지 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집단 구타에 칼로 찌르고 총을 쏜다. 화창한 제주 바닷가는 어두운 색으로 물들었다. 내용보다 이미지로 가득한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 예고편에서 볼 수 있는 그림이다.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태구(엄태구)와 삶의 끝에 서 있는 재연(전여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한국영화로 유일하게 초청됐다. 당시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몇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나온 가장 뛰어난 갱스터 영화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극장 개봉 대신 오는 9일 넷플릭스 단독 공개로 모습을 드러내는 ‘낙원의 밤’의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배우와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역시 우리 감독님, 감성적이야”

영화 제목인 ‘낙원의 밤’은 밝음과 어둠을 모두 담고 있다. 낙원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다. 박훈정 감독은 그 안에서 비극이 벌어지면 서로 대비되며 아이러니가 나타날 것 같았다. 제목을 지을 때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슬픈 풍경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재연 역을 맡은 배우 전여빈도 시적인 제목이 궁금해 박 감독에게 물었다. 전여빈은 “감독님 이야기를 듣고 극중 인물들의 상황인 것 같았다”며 “역시 우리 감독님, 감성적이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개인적으로 제주도를 참 좋아해요”

제목에서 말하는 낙원을 의미하는 장소는 제주도다. 그에 맞춰 이날 제작보고회도 제주도 바다 앞에서 진행됐다. 이날 박훈정 감독은 “제가 원하는 느낌을 제주도만큼 낼 수 있는 곳을 제가 아는 한 국내에서 찾기가 어려웠다”고 장소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예고편에서 볼 수 있듯, 영화에 담긴 제주도는 이미 알려진 것과 조금 다른 톤이다. 박 감독은 “새로운 풍광을 많이 기대하실 텐데 저희는 날이 좋을 때는 촬영을 쉬고 흐리거나 안 좋은 날씨에만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북성파 마이사 역을 맡은 배우 차승원은 “예쁘고 아름다운 풍경과 그 이면에 암울함이 대비되면서 제주도가 주는 톤 앤 매너가 아주 희한하다”고 칭찬했다.

 

△ “190여개국 시청자에게 ‘낙원의 밤’ 파티 초대장을 보내는 거죠”

‘낙원의 밤’은 극장 대신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같은 날 전 세계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되는 점이 특징이다. 차승원은 “기대 반, 궁금함 반”이라며 “우리 정서라고 생각하지만, 영화를 보시는 각국 분들이 더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전여빈은 파티에 초대장을 보내놓은 것에 비유하며 “기쁜 마음으로 시청자들이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엄태구는 “너무 신기하다”며 “신기해서 기대가 되고 설레기도 하고 궁금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유튜브 넷플릭스 코리아 캡처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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