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국민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서울과 부산 등 전국 21곳에서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에게 참패했다. 국민의힘이 6석에서 15석으로 9석을 늘리는 동안 민주당은 13석에서 4석만을 보존했다. 9석을 잃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참회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8일 화상의원총회를 개최한 직후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필두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며 ‘지도부 총사퇴’를 발표했다. 이어 쇄신과 성찰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과연 이들은 어떤 점을 반성하고 개선하고 이어나갈까. 김 대행은 이날 총사퇴 성명에서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고 함께 공존하는 포용국가, 코로나 이후 글로벌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민주당이 걸어온 길이며 나아갈 방향이라고 했다.
이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말을 이었다.
‘무엇을 반성하고 혁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최 수석대변인은 크게 2가지를 언급했다. 먼저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에 치러진 보궐선거의 원인과 원인을 제공한 이들이 소속된 정당이라는 점에서 책임 있는 자세를 국민에게 분명히 보였느냐는 점을 꼽았다.
여기에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부작용과 여파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부족했던 점 등을 되짚어보고 견지해야할 내용과 모자란 내용을 구분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다수의 의원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었다고도 했다.
다만 현재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그동안 추구해왔던 부동산 정책과 방향은 그대로 유지해야한다는데 뜻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대변인은 ‘견지해야할 점’이라며 “2·4 부동산 대책을 더욱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모자랐던 공급대책으로서 무주택자 특히 생애 첫 주택구입자, 신혼부부, 청년, 직장인, 4050대 무주택자들이 실제 서울에 자신의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공급과 규제완화를 해나가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투기 사태로 인해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판단 때문인지 “공직자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지향하는 행태는 절대 발붙이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하고, 근본적인 대책들을 함께 마련하자는 데에도 이의가 없었다”고도 했다.
그 일환으로 ▲이해충돌방지법 ▲범죄수익규제법 ▲부동산 거래분석원 설립의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외에 네거티브(비방)와 후보검증이 제대로 구분되지 못한 점, 이른바 ‘내로남불’로 대변되는 지나친 자기합리화와 온정주의, 늦장 대응, 공정과 정의에 대한 과도한 선민의식 등도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자성과 성찰도 제시했다.
한편 민주당을 향해 상대였던 국민의힘은 다른 측면에서 민주당의 쇄신과 성찰을 조언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의 성명발표가 진행되던 시기에 구두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향한 경고와 함께 조언의 말을 남겼다.
그는 “저희가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심판받은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오만한 폭주를 멈추라는 국민의 준엄한 경고를 ‘무거운 책임감’, ‘엄중함’이라는 늘 되풀이해온 애매한 수사와 형식적 사과로 넘길 일이 아니다. 반성과 성찰, 책임지는 정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김 대변인은 직접 문 대통령을 향해 “무능과 부패로 나라를 망치고, 내로남불의 위선으로 국민들 가슴에 피눈물 흘리게 한 국정의 ‘전면쇄신’ 그리고 ‘내각 총사퇴’를 단행할 생각이 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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