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00”…식품업계는 ‘추억’ 소환 중

“응답하라 2000”…식품업계는 ‘추억’ 소환 중

오리온, 와클 15년 만에 재출시…“다시 보고싶단 요구, 150건 넘어”
추억팔이, 식품업계 유행…맥도날드·팔도도 잇따라
전문가 “코로나 등 팍팍한 현실…행복 상기 욕구, 소비에 녹아”

기사승인 2021-04-09 06:00:11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화면캡처.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노란 고무줄+노(No) 프랜차이즈+바삭함과 눅눅함의 중간. 아무 생각 없이 샀는데 득템함. 정신 없이 먹어치움ㅋㅋㅋ”

지난 8일 접속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양념통닭 후기가 화제에 올랐다.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다름 아닌 수 십년전 시장가를 점령했던 흔하디 흔한 양념통닭. 어린 시절 즐겨 먹던 맛과 외관이 그대로였다고 한 네티즌은 자랑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옛날통닭이 반갑다며 찾아가 먹고싶다는 반응들이 잇따랐다.

▲사진=오리온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화면캡처.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억’은 식품업계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단종 제품을 찾는 요구도 빗발치고 있는데, 이는 재출시까지 이뤄낼 정도다. 

15년 만에 추억의 제품 ‘와클’을 다시 등장시킨 오리온은 “SNS, 고객센터 등으로 와클을 다시 출시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지난해에만 150여건 넘게 쇄도했다”며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다시 선보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단종 제품 재출시는 식품업계 유행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한국맥도날드는 13년 만에 ‘필레 오 피쉬’를 다시 출시했다. 이번에도 소비자 요구 이유가 컸다. 팔도는 ‘뿌요소다’를 24년 만에 찍어내기 시작했다.

재출시 후 소비자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계 트렌드를 꼽으라면 단연 레트로”라며 “단종 제품을 재출시하는 경우 소비자 반응도 뜨거워 많은 브랜드에서 재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진로이즈백 제품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는 추억의 제품 ‘진로이즈백’의 덕을 이미 톡톡히 봤다. 진로이즈백은 1980년대 사용했던 진로소주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이다. 2019년 4월25일에 출시됐는데, 당시 목표한 연간 판매량을 2달만에 달성했다. 출시 7개월만 1억53만병(360ml 병 기준)을 기록, 19개월만에 5억병 돌파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행복한 시절을 다시 떠올리려는 소비 심리가 녹아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추억을 회상할 때에는 안좋은 기억보다 행복하고 기분 좋은 때를 다시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행복했던 시절 경험했던 제품을 다시 접하면 좋은 추억을 상기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추억’ 제품이 인기있는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각박해진 여유를 찾고 싶은 소비 심리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추억할 수 있는 여유가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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