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시각장애인용 음성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기능 개선 작업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정부와 업체가 단가를 저울질 하고 있다. 소비자 불편도 길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음성OTP 기능 개선을 선언한 지 8개월이 지나도록 성과를 못 내고 있다. 기기 생산업체 A사와의 ‘갈등’ 때문이다.
사정은 이렇다. 금융회사가 시각장애인에게 무상 공급하는 음성 OTP는 불량과 고장이 잦다. 배터리 교체주기도 일반 OTP보다 짧다. 떨어뜨리면 쉽게 부서진다.
금융위는 올 들어 새 기기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하지만 진도를 못 나가고 있다. 힘세고 오래가는 기기를 만들고 싶어도 제약이 많다.
OTP 장점은 휴대성이다. 필요한 기능을 모두 담으면 기기가 ‘카세트 플레이어’ 만큼 커진다. 비용도 많이 든다. 그만큼 많이 팔아야 하는데 수요는 적다. 남는 장사가 못 되는 것.
음성OTP를 만드는 업체도 국내에 A사 뿐이다.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면 개발은 미뤄지고, 소비자 불편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위는 A사와 협의 중이다. 대체수단으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디지털OTP’ 확대도 은행권과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발 속도를 내야 하는데 지연되고 있다”라며 “회사도 사명감을 갖고 있지만 기기를 만드는 데 큰돈이 들다보니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고민하는 거 같더라”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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