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은행권에 따르면 A은행은 영업점을 ▲PB(프라이빗뱅킹)영업점 ▲해외이주유학클럽서비스 ▲FDI(해외직접투자)특화 ▲수화상담거점영업점 ▲바이오인증서비스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A은행은 이 가운데 ‘수화상담거점영업점’을 전국에 27개 보유하고 있다.
수화상담거점영업점이라면 수화상담사 또는 수화를 할 줄 아는 직원이 배치돼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다.
서울 소재 점포 13곳을 확인해본 결과 직접 수화서비스가 가능한 점포는 한 곳도 없다. 이들은 대신 모바일 뱅킹앱을 이용한 서비스를 안내해주고 있었다. 상담도 화상, 채팅 두 개 방식 중에 고를 수 있다. 비대면 상담이라 창구에 들르지 않아도 된다. ‘수화상담거점영업점’이 무색해 지는 이유다.
‘거점영업점’ 지정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도 대부분이다. 한 영업점 직원은 “내부에서 아는 바가 없다”며 “다들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거점영업점으로 검색된다고 해서 수화직원이 항상 상주하는 건 아니다”며 “규모가 큰 점포 위주로 지정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창구 수화서비스는 실현되기 어렵다. 모든 점포에 수화상담사를 상시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각장애인이 업무를 보러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기로 상담을 돕거나 화상 상담을 지원한다.
A은행은 최근 영업점 분류 항목에서 ‘수화상담거점영업점’을 지웠다. 이 은행은 지난 19일까지 이 항목을 유지하고 있었다.
A은행 관계자는 “거점이 없어진 게 아니라 모든 영업점에서 상담이 가능하도록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선한 것”이라며 “오해가 생길 수 있어 (거점영업점) 항목을 지웠어야 했는데 작업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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