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최근 은행 AI(인공지능) 챗봇은 창구 직원 그 이상이다. 금융 상담은 물론 소소한 재미를 주기도 한다. 요즘은 챗봇으로 심리테스트도 할 수 있다.
챗봇이 금융 외적인 질문에 어떻게 답할까. 국민·하나은행 챗봇 2개를 놓고 22일 비교, 실험했다. 동일한 질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체크했다. 질문은 업계에 민감한 이슈 위주로 골랐다.
결과는 달랐다. 우선 타행을 입력할 때 오픈뱅킹 서비스를 안내하는 건 동일했다.
은행장 ‘허인’을 입력하니 국민은행 챗봇은 인지하지 못했다. ‘국민은행장’으로 입력해도 마찬가지였다. 하나은행 챗봇은 ‘박성호’와 ‘하나은행장’이 누군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유리천장’ ‘희망퇴직’ ‘점포폐쇄’를 연속해서 물었다. 국민은행 챗봇은 답하지 않았다. ‘학습해서 정확한 답을 하겠다’라거나 ‘궁금한 용어를 정확하게 입력해 달라’는 반응이었다. ‘수화 상담’을 물었을 땐 상담원 번호를 안내했다.
하나은행 챗봇 반응은 특이했다. ‘우와 헐 정말 대박이네요’ ‘세상에 진짜에요’ 등이다. ‘희망퇴직’을 물었을 땐 연금 상품을 안내했다. ‘수화 상담’을 묻자 ‘재미없어요’라고 답했다.
챗봇이 금융 외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는 걸까. 그건 대부분 ‘시나리오 기반 턴 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묻고 답하는 게 명확하다. ‘송금’이라고 치면 이체 한도를 알려주고 ‘대출’을 치면 상품을 안내해주는 식이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단일 턴’ 또는 ‘싱글 턴’이라고 한다.
단일 턴 위주로 챗봇을 개발하다보니 이런 문제에 직면하는 것.
국민은행 관계자는 “학습한 툴을 벗어난 질문이면 답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일상대화는 학습 단계라 고객이 원하는 수준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금융 상담과 일상대화 모두 자체 데이터베이스 업데이트로 상담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알고리즘이 서로 달라 챗봇 수준을 비교하긴 어렵다”라며 “인공지능이 데이터가 축적돼야 성능을 더 발휘하듯 단순 질의를 넘어서 실거래로 이어지는 걸 목표로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기관과 학계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확률·모델·딥러닝 기반 챗봇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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