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소매금융 철수·코인광풍 몰아친 4월[이달의 금융]

씨티 소매금융 철수·코인광풍 몰아친 4월[이달의 금융]

기사승인 2021-04-28 06:00:17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코인광풍’이 식을 줄 모른다. 저금리와 치솟는 집값에 갈 곳을 잃은 자산들이 코인으로 몰리고 있다. 차익을 노린 해외 송금액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칼을 뺐다. 오는 6월까지 불법행위를 단속하기로 했다. 내부 단속도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매금융 사업을 접는다. 저금리에 영업환경이 나빠지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조 반발이 심하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소비자 불편도 안고 갈 숙제다.

코인광풍과 ‘은성수의 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하루 거래대금이 코스피·코스닥 개인투자자 하루 거래대금을 앞질렀다. 지난 15일 오후 기준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14개 거래소 하루 거래대금은 216억3126만달러(약 24조1621억원)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3월 일평균 개인투자자 거래금액은 9조4261억원, 9조7142억원이다.

후폭풍으로 국내 거래소 시세가 글로벌 시세보다 높아지자 차익을 챙기려는 세력도 생겼다. 그러자 은행권도 해외송금액 한도를 신설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부터 비대면으로 중국에 송금할 수 있는 ‘은련퀵송금 다이렉트 해외송금’ 1개월 1만달러 한도를 신설했다. 

정부도 맞서고 있다. 오는 6월까지 자금세탁·사기 등 불법 행위를 적극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당국은 내부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는 내달 7일까지 가상화폐 관련 부서 직원 투자 현황을 보고 받는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22일 감찰실 명의로 ‘가상자산 거래 관련 유의사항 안내’를 모든 임직원에게 발송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겨냥해 ‘잘못된 길’이라고 발언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27일 오후 6시 기준 은 위원장 자진사퇴 촉구, 해임 요청 청원이 각 1만4000여건, 8300여건 서명을 받았다. 은 위원장 계좌를 조사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와 있다.

하지만 정부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암호화폐나 가상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이란 용어를 쓴다”며 “저는 화폐(커런시)가 아니라고 생각 한다”고 거들었다. 홍 부총리는 그러면서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소득도 과세 된다”고도 했다.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매금융 사업을 접는다.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씨티그룹은 15일 1분기 실적과 함께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전략방향을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아시아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소비자금융 사업을 4개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고 한국 등 13개국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은 기업금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초저금리와 금융규제 환경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씨티은행 지난해 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재작년보다 32.8% 줄었다.

은행은 27일 비대면 이사회를 열고 출구전략을 처음 논의했다. 금융권에서는 소매금융 부문을 통째로 매각하거나, 산관리·카드 등 분리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매각이 어려우면 업무를 조금씩 폐지할 수도 있다.

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대규모 실업과 고객 피해를 우려해서다. 노조는 사업 철수 발표가 난 다음날 규탄 시위를 열고 경영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정부도 소비자 불편 최소화와 고용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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