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접속료, 연결로 말바꾸기? SKB-넷플릭스 쟁점은 

인터넷 접속료, 연결로 말바꾸기? SKB-넷플릭스 쟁점은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측 "말바꾸기" 지적
처음엔 접속과 전송을 나눠 설명한 넷플릭스
"접속료 내라" 하자 "연결만 한 것" 주장

기사승인 2021-05-03 17:20:30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CI. /각사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이용대가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의 '말바꾸기'를 지적하고 나섰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이용대가를 낼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넷플릭스가 1차 변론에 이어 3차 변론에서는 말바꾸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소를 제기하기 전 2019년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며 협상 중재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낸 바 있다. 방통위 재정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갑작스레 이용대가를 내지 않겠다며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는 "방통위 재정안 당시에는 망 중립성 위반을 강력 주장하다가 1차 변론 재판 이후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더니 3차 변론기일에서는 인터넷 기본원칙이라는 표현을 대체해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망 이용대가를 접속료(eccess)와 사용(usage), 그리고 전송료(delivery)로 나누고, 접속료는 주어야 하지만 전송료는 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인터넷 접속료는 접속의 대가와 사용의 대가가 포함된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를 별도로 지불할 의무가 없다고 강조해왔다. 인터넷 기본원칙에 '전송=무상'이란 개념이 있기 때문에 전송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또 전송료(delivery fee)는 이용자측 인터넷서비스 공급자(ISP)가 자기 이용자가 요청한 콘텐츠를 자사 가입자에 전달하는 비용인 착신료(termination fee)와 동일하며 이를 별도 지불할 의무가 없다는 게 기본원칙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다 SK브로드밴드가 접속료를 달라고 요구하자 이번 재판에서는 접속과 연결의 개념을 구분하고, SK브로드밴드와는 접속이 아닌 연결만 했기 때문에 접속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을 선회했다. 

즉 통신사의 의무는 세계적 연결성을 제공하는 것인데,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 인터넷 사용자만 연결되게 해 브로드밴드가 전 세계적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에 대해 "접속이든 연결이든 국내 ISP의 전용회선과 설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용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또 "인터넷기본원칙은 존재하지도 않은 국적불명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기본원칙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쓸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기통신사업법상에서 기간통신사의 역할이란 데이터 송수신을 모두 포함한 커넥티비티(conectivity)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와 같은 첫 콘텐츠공급자(CP) 등장 시에는 미국 ISP를 통해 한국 ISP를 거쳐 이용자에 보냈는데, 처음에는 데이터양이 적고 정보가 적었지만 이제는 넷플릭스 데이터가 너무 방대해 다른 이용자가 이메일도 제대로 못 보내는 상황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ISP 입장에서는 따로 전용회선을 만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ISP A와 B사이엔 상호 접속 정산이 있었다"라며 "이건 넷플릭스도 유상성을 인정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덧붙여서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매번 보내기 어려울 때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는 일본이나 홍콩에 콘텐츠 전송 사업자(CDN)으로 저장해 놓고 가입자가 원할 때 주도록 했다"라며 "그러면서 ISP에 대한 망 이용대가는 지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즉 넷플릭스가 ISP 해외망을 사용하고 가입자가 ISP 국내망을 사용한다고 보면 넷플릭스는 A에 접속료를 지급해왔으나 지금처럼 넷플릭스가 CDN으로 이용하고, 직접 SKB에 연결하기 때문에 ISP의 해외망은 망 이용대가를 받을 계기가 전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켄 플로렌스 넷플릭스 부사장은 작년 국감에서 "국내 ISP가 청구하는 형태의 망 대가는 전 세계에서 지급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며 망 이용대가 개념을 부정했다고 말했지만, SK브로드밴드는 이에 반론을 제기했다. 

지난 2014년 켄 플로렌스가 미국 FCC에 제출한 확인서에 따르면 ISP인 미국의 통신회사인 컴캐스트와 AT&T, 타임워너케이블(TWC)에  착신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 프랑스에서도 코젠트라는 ISP가 프랑스텔레콤과 상호접속을 하고 있었을 때, 코젠트가 보내는 양이 폭주해(13대 1) 불균형이 되자 프랑스텔레콤이 코젠트를 차단한 경우를 들었다. 프랑스 경쟁청은 이 같은 비대칭의 경우 네트워크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 해외망을 이용하고 있고, 그 망을 이용해 넷플릭스가 이익을 보고 있다"라며 "넷플릭스 전용망을 확보해 제공해야 하는 손실을 입고 있으며 넷플릭스가 그 대가를 지불해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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