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 3일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과 서울대병원은 이달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김한석 서울대어린이병원장, 성인희 삼성 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부약정식을 진행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이번 기부사업을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사업'으로 명명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유가족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지난달 28일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어린이 환자를 위해 3000억원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들은 소아암과 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이 대상이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와 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한다
백혈병과 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이 지원된다. 삼성 측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 증상 치료를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된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키로 했다.
이와 곤련 서울대병원 측은 김한석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을 사업단장으로 임명하고, 향후 서울대는 물론 전국 어린이병원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두고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사업단은 오는 9월까지 사업 추진체계를 구축한 후 11월부터는 1차년도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은 “우리나라 어린이의 희귀질환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고 이건희 회장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이번 기부를 한국 소아암 희귀질환 환아들을 치료하는 전무후무한 ‘의료 플랫폼'으로 구축해 기부자의 큰 뜻을 기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족을 대신해 참석한 성인희 사장은 “기업도 사회도, 경제도 그리고 경영도, 모두 사람에서 시작하고, 모든 일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인본주의(人本主義)가 故 이건희 회장이 품었던 경영철학의 근본이었다”라며 “생사(生死)의 위기에 있는 어린이 환자들을 한 명, 두 명 살려낼 수만 있다면 일백억원, 일천억원의 돈이 아깝지 않다는 것이 이건희 회장의 철학이었으며 지금 유가족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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