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묘소 위치는 김수환 추기경과 김옥균 주교 옆자리에 있다. 그의 사목 표어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새겨진 묘비가 세워질 예정이라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도 서한에서 “정진석 추기경님의 선종을 슬퍼하는 모든 분께 부활하신 주님의 위로와 평화를 보증하는 징표로 저의 진심 어린 사도적 축복을 보낸다”고 밝혔다. “항상 행복하세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의 삶을 돌아보려고 5월 2일과 5일 두 번에 걸쳐 이곳과 죽전유아숲제험관을 다녀왔다.
보정역 2번 출구 정류장에서 57번 마을버스를 약 25분을 타고 14개 정류장을 지나 하차한 후에 조금 걸어가면 천주교용인공원묘원이 나온다. 정류장을 용인천주교공원묘지라고 사용하고 있으나 천주교가 사용하는 천주교추모공원으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을버스 26번 마북교차로 종점에서 하차한 후 KCC 중앙연구소 정문 좌측에 있는 오솔길을 따라 법화산 능선으로 40분 정도 걸어가면 천주교용인공원묘원에 갈 수 있다. 이 작은 오솔길은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 있어 산림욕을 하면서 걸을 수 있다. 추모공원 가는 도중에 볼 수 있는 안내 표지판에 따라가면 단국대학교와 야외음악당, 그리고 죽전유아숲체험관으로 갈 수 있다.
추모공원의 조경과 관리가 너무 잘 되어 보기에 좋았다. 영산홍과 철쭉, 그리고 소나무와 측백나무, 회양목과 같은 관목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이용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차도와 인도, 화장실과 휴게실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게 배치하고 관리하고 있었다. 곳곳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며, 시멘트 포장도로에 따라 묘역을 찾아 쉽게 성묘할 수 있었다. 필자가 간 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성묘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묘역 이곳저곳에 작은 마리아상과 꽃을 놓은 것을 보았다.
천주교추모공원은 성직자와 수녀회 묘역,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참사랑 묘역, 평신도 묘역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화장을 많이 하는 추세에 따라 봉안담과 묘를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사용기간이 만료되어 속히 이장을 하라는 안내문을 보았다. 또한, 주변에 35만 4,000볼트의 고압송전선이 지나가고 있어 10미터 이내 접근하지 말라는 현수막도 보았다. 코로나 때문에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기념 경당을 관람할 수 없어 아쉬웠다. 관리소는 하관과 관련한 예식 참석도 가족 중심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일상생활로 돌아가길 간절히 소망하며 추모공원을 둘러보았다.
돌아오는 길에 야외음악당 방향으로 내려왔다. 죽전유아숲체험원 안내 표지판을 따라 갔더니 여러 가지 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곤충호텔, 나무 드럼통, 나무 실로폰, 체력단련 시설, 통나무 징검다리, 주변 대나무와 침엽수 등이 있어 어린 자녀와 함께 와서 한나절을 즐길 수 있는 장소라 추천한다. 이곳을 지나 보정동 카페거리로 내려오면 다양한 먹거리를 손쉽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