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 쇄신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 사태와 함께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불가리스 코로나19 치료 효과 논란 속에 소비자 불매 운동이 이어지자, 남양유업 측은 홍 회장의 사태 발표 엿새만에 비대위 체제 전환과 경영 쇄신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만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한 이광범 현 대표이사는 법적 절차에 따라 후임 경영인을 인선할 때까지만 대표이사 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사내 메일을 통해 “최근 불가리스 보도와 관련해 참담한 일이 생겨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한다”며 “남양 가족에게 커다란 고통과 실망을 줬다.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표한 바 있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 쇄신책 마련과 함께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도 요청하기로 했다.
앞서 홍 회장은 “구시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 모든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홍 회장은 “사퇴 수습을 하느라 결심하는데 까지 늦어진 점 사과드린다”면서 “계속 일하는 우리 남양유업 직원들을 믿어주시고 성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논란은 지난달 13일 불거졌다. 당시 남양유업은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을 열고 불가리스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발표 내용은 불가리스가 ‘인플루엔자’(H1N1)를 99.999%까지 사멸, 코로나19 바이러스 77.8% 저감 효과를 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심포지엄 발표 후 불가리스 품절 사태가 발생하고, 남양유업 주가가 급등했다. 심포지엄 당일 남양유업 주가는 8.57% 오른 38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발표 하루 뒤인 14일 오전 10시 기준 전날보다 12.63% 오른 42만8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이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 연구가 수반돼야 하지만 남양유업이 발표한 자료에서는 이같은 검증이 누락됐다”며 남양유업 심포지엄 자료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남양유업 측이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고 고발 조치했다. 남양유업 측이 지원한 연구비, 심포지엄 임차료 지급 등 연구 발표 내용과 남양유업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제품 홍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식약처의 세종 생산공장 영업정치 행정처분, 서울경찰청의 남양유업 본사 압수수색에 이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등이 어이지자 홍원식 회장이 직접 언론에 나서 직접 사과와 회장 사퇴 카드로 논란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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