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드러낸 초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독설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이틀째 SNS 설전을 이어갔다. 홍 의원의 복당을 놓고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기류를 보였는데 여기서 김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이 SNS를 통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두 사람의 비방전이 시작됐다.
홍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초선 당 대표론을 언급하며 “실정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나이만 앞세워 정계 입문 1년밖에 안 되는 분이 당 대표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라며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반박했다. 그는 “꽃은 시들기 위해 피는 것이다. 시든 꽃잎에는 열매가 맺히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에는 오직 먼지만 쌓인다. 홍 의원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고 비꼬았다.
두 의원의 입씨름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논쟁이 계속되며 감정 섞인 말들도 오갔다. 홍 의원이 “철부지가 세상모르고 날뛰면 설득해 보고 안 되면 꾸짖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하자 김 의원은 “제가 세게 이야기하는 것을 누구에게 배웠겠나”라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또 "선배의 말 한마디가 당의 이미지를 폭락시켰다",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이가 난다" 등 수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며 홍 의원을 공격했다.
이를 두고 김 전 위원장이 당 밖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과 달리 강경하게 대응하는 김 의원의 모습에 김 전 위원장과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났다. 40여 분간 독대로 진행된 단독 회동에서 김 전 위원장은 김 의원에게 “새 인물이 당 대표 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것은 없다”, “왜 당 대표가 돼야 하는지 강하게 주장하라”, “지금까지 너무 얌전하게 하더라. 세게 붙어라” 등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드보이들의 ‘대리 정치전’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유 전 의원은 당내에서 ‘초선 당대표론’을 강조하며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의원을 당 외부에선 김 전 위원장이 밀어주고 당 내부에선 유 전 의원이 끌어주는 모양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주문한 대로 당내 중진을 공격하며 힘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초선임을 내세울 뿐 뚜렷한 정책 비전 등 ‘자기 정치’가 없다. 배후가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유승민계 김종인 아바타”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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