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 톡톡] 예능이 예능이 아니다. ‘강철 부대’가 보여준 희망의 카드

[금진호의 경제 톡톡] 예능이 예능이 아니다. ‘강철 부대’가 보여준 희망의 카드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기사승인 2021-05-17 12:18:18
금진호 연구위원
‘강철 부대’는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회 흥행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최정예 군인인 특수부대 출신 예비군들이 각자 팀을 이뤄 자기 부대의 명예를 걸고 주어진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싸운다. 밀리터리 서바이벌이라는 장르에 체력이 뛰어나고 개성 있는 출연자들이 매번 화제가 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부대와 군인들을 찾는다는 광고를 하면서 시작한 ‘강철 부대’는 일반인은 알기 힘든 특수부대가 등장한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강철 부대’에 참여한 부대로는 SSU(해군 해난구조전대), SDT(군사경찰 특수임무대), ​UDT SEAL(해군 특수전전단), 해병대수색대 그리고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특전사(육군 특수전 사령부)를 비롯해 707부대(공수특전단) 등이 있으며 해당 부대의 특징과 전투력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밀리터리 예능의 시초는 단연 MBC의 리얼 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이다. ‘진짜 사나이’는 2013년 4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이어 나갈 정도로 인기 있었다. 이후 이 프로그램을 패러디해서 유튜브에선 고난의 훈련 과정을 체험하는 ‘가짜 사나이’가 또 다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다만 채널A의 ‘강철 부대’가 이들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병영 체험을 넘어 ‘서바이벌’ 게임으로 승부의 과정을 통해 승패를 결정하고 패한 팀은 탈락하는 흥미가 특이하다. 

여기에 참가한 부대의 특징을 보면 SSU(해군 해난구조전대)는 전군 최고 수준의 수중 작전 능력을 보유한 특수임무 부대로, 평시에는 인명 구조 및 선체 인양 등의 해난구조작전, 항공구조작전 등을 수행하고 전시에는 주요 항문 개항 유지 및 전투구조 임무를 수행한다. 천안함 피격사건, 세월호 사건 때에도 투입되어 구조작전을 수행하였다. 

SDT(군사경찰 특수임무대) 군 내부의 강력범죄, 대테러 초동조치, 요인경호, 도심지 기동타격, 무장탈영병 체포 등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다. 일반적으로는 초동조치 임무를 수행하지만, 필요에 따라 직접 진압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경찰특공대 역할을 담당하는 군사경찰이라고 이해하면 되며 검은색 군복이 특별하다. 

​UDT SEAL(해군 특수전전단)은 미 해군 UDT의 명칭을 그대로 가져왔다. 육해공을 넘나들며 작전 수행이 가능한 이 부대의 대표적인 활약상으로는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을 꼽을 수 있다. 전시에는 상륙작전에 앞서 적 해안에 침투하여 기뢰 등 수중 장애물을 제거하고 상륙부대에 각종 해안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이다. 

해병대수색대는 해병대에서 선발되어 상륙작전 시 선봉에서 다양한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특임대다. 적 해안지역에 미리 공중, 해상, 지상 기동을 통해 침투하여 상륙 본대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부대로서 상륙 본대를 유도한 이후에는 더 깊숙한 적지 중심에서 수색, 정찰과 제한된 파괴 활동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특전사(육군특수전사령부)는 특수부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부대로 특전사의 모체는 '인천상륙작전' 영화에서 등장한 북파 공작부대 '켈로부대'다. 특전사는 유사시 적진에 침투해 게릴라전과 수색, 정찰, 요인암살 및 납치, 인질구출, 시설폭파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한다. 

707부대(공수특전단)는 특전사 중에서 별도로 테스트를 통과해서 구성하는 특임대다. 간부부터 대원까지 그 신원이 국가 2급 기밀로 되어있는 부대로 대테러 부대로 알려져 있다. 이 부대는 여러 비밀임무를 수행한다고 하는데 ‘강철 부대’에서 특전사와는 같은 뿌리를 두고 있으나 예능감 때문인지 서로 경쟁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참호격투, 40kg 군장 행군, 혹한기 인명 구조 등 부대원들을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시험하는 미션을 내걸었다. 각 부대가 어떻게 미션을 수행해 가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고 각자의 부대는 그들의 스타일대로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체력과 전략, 어느 하나 빠지지 않은 부대원들이 앞으로 어떻게 미션을 수행해 나아갈지 기대된다. ‘강철 부대’는 많은 팬덤을 형성하기도 했다. 특히 수려한 외모로 방송 초반부터 주목을 받은 UDT의 육준서는 수려한 외모와 강한 근성으로 확실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트로트 가수 박군으로 잘 알려진 특전사의 박준우는 15년의 특전사 생활로 다진 연륜으로 '제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의 관심 속에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모든 남성은 물론 여성 팬까지 생겨나고 있다. 몸으로 부딪치고 머리로 싸우는 극한의 체력전과 상대 부대에 대한 전략과 전술이 재미를 더해간다. 예능이라고 하지만 해병대와 SDT가 탈락하는 가운데 군인으로서 남성미 넘치는 멋진 진한 여운과 감동을 전해주었다. 단순한 예능 차원의 서바이벌 밀리터리가 아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팀원으로서의 책임감과 부대의 명예를 지키려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예비역이자 군인정신을 보여주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업의 문제와 치솟은 부동산 문제 등 2030 세대의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 이와 비슷한 군인들의 도전과 인내, 성취는 잠시나마 청년에게 인내와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병역의 의무를 수행해야 할 예비 장병들에게도 도전해 보고 싶은 의지를 갖게 한다. ‘강철 부대’는 예능이 아니다. ‘강철 부대’는 기성세대가 보여주지 못하고 격려하지 못했던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리얼리티 청춘 드라마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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