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란 환자가 의료기관에 내는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급여비의 합계를 말한다. 수가협상 밴드(추가소요재정) 규모에 따라 병·의원, 약국, 한의원, 치과 등의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인상률을 정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에 나선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수가의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서 적정한 수가 인상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김 단장은 “지난해 소아청소년과는 55%, 이비인후과는 수입이 준 것으로 나왔다. 이럼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은 제외됐다”며 “물론 국민도 어렵지만, 정부가 이 상황을 방관하거나 과거처럼 해선 안 된다. 계속 이렇게 유지되면 필수의료에 지원하는 의사들이 없어지고 결국 악화돼 큰일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서도 의원급 의료기관은 제외됐다. 이러한 와중에도 주 52시간 근무제, 올라간 최저임금 등 사회적인 요건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체온 측정, QR코드 체크 등 할 일이 늘어 고용 인력은 24% 증가했다. 수입은 줄고, 지출은 많아져 병원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의료계는 입을 모은다.
수가를 높이기 위해선 결국 ‘밴드’ 자체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밴드를 높여달라는 요청을 모든 직역이 당연히 하고 있다. 밴드가 적으면 아무리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는 구조”라며 “대한민국 의료가 원가 이하의 수가라는 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등 모두가 알고 있다. 어려울 때인 만큼 정부가 결단을 내려달라. 정상진료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밴드의 최종 범위는 보통 수가협상 마지막 날인 5월31일 밤에 공개된다. 김 단장은 “최소 5시간 전에만 발표해도 밤새도록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며 “31일 끝내야 하는데, 매번 편법으로 6월1일 새벽에 마무리한다. 최종 밴드가 공개되기 전에는 모두가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다. 끝까지 버티면 더 받아간다는 기대만 남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은 협상으로 인한 불이익이 없다”며 “마지막에 제시한 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하면 끝이다. 이번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맞은 만큼 정상 수가로 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달라. 의협은 앞서 14번의 수가 협상 중 8번 결렬됐다. 생존의 문제라고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의계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수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한의협 부회장)은 “지난해 수가협상 SGR(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올해는 이러한 부분이 반영돼야 한다. 특히 한의계는 실수진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경영상태가 악화됐음을 보장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의계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도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장은 “추나요법으로 인해 1조원이 넘는 돈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추계의 절반도 쓰지 않았다.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음에도, 한의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속도가 더디다. 코로나도 있지만, 다른 종별에 없는 보험상의 허들도 있다 보니 실수진자가 점점 줄어들게 된다.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도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의료계를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11일 열린 1차 재정운용위원회 소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윤석준 재정운영위원장(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은 “누가 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요양기관 관계자도, 국민도 어렵다. 복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며 “요양기관이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내기 어려운 분들이 상당수 있다. 절충점 찾는 것이 우리 숙제일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24일 예정된 소위에서 요양기관의 어려웠던 점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밴드 폭은 지금 파악하기 어렵다. 보험자는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의 중간지대에서 완충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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