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넘게 줄어든 건설업 해외수주 ‘고심’

4조원 넘게 줄어든 건설업 해외수주 ‘고심’

5월 건설업 해외수주 102억달러,
지난해 144억달러 대비 42억 감소
아시아 경기부양, 유가 회복 좌우

기사승인 2021-05-27 06:00:18
/사진=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올해 들어 건설업계의 국내 수주가 30% 넘게 증가했다. 공공과 민간 발주가 함께 증가해 건설사 일감이 늘어났다. 다만 해외 수주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건설업계를 고민에 빠트리고 있다. 건설업계 사이에서는 국내외 수주 격차가 계속 벌어질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7일 한국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계의 1분기 국내 건설수주액은 47조87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1.8% 증가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각각 33.3%, 31.1% 늘어나며 건설수주액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해외수주액은 지난해 수주액의 71% 수준에 그쳤다. 건설업계의 올해 1분기 해외수주액은 해외건설협회 기준 80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29% 감소했다.

해외수주 감소는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아시아 지역이 저유가 및 코로나19 확산에 건설 예산을 축소하거나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에 원인이 있다. 발주가 취소되거나 계약이 지연되면서 중동+아시아 수주액은 지난해 1분기 100억달러에서 올해 53억달러로 반 토막 났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의 해외수주액이 35억1224만달러에서 23억3907만달러로 33% 감소했고, 현대건설은 18억358만달러에서 7억8373만달러로 56% 줄어들었다. 여기에 GS건설은 2억5839만달러에서 9290만달러로 64% 급감했다.

2분기 들어 유가 상승과 함께 해외수주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회복세는 미약한 상황이다. 건설업계의 5월(26일 기준) 누적 해외수주 실적은 102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 144억달러에서 42억달러(29.1%) 줄어든 상태다. 42억달러는 한화로 4조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줄어든 해외 수주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국내 주택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들이 중형 건설사들이 주로 맡아온 소형 정비사업 수주까지 뛰어들고 있다. DL이앤씨와 쌍용건설이 창사 이래 첫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나섰으며, 삼성물산 역시 올해 초 144가구 규모에 불과한 강남구 도곡동 '삼호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건설업계의 고민은 벌어진 국내외 수주 실적 격차가 장기화될수록 인력 조정의 필요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국내 사업은 수주 증가에 따라 필요 인력이 늘어나고, 해외 사업은 수주 감소에 따라 필요 인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는 인력을 유지해 나가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라며 “수주가 줄었다고 인력을 줄이면 향후 수주가 다시 회복됐을 때 수주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해외수주가 감소한다고 해서 해외파트 인력을 쉽게 줄일 수 없다”면서도 “해외 수주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수익 포트폴리오가 국내 주택시장에 치우치는 점도 고민거리다. 향후 주택경기가 꺾일 경우 건설사의 수익이 급격히 추락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예컨대 국내 건설업계는 연간 50만 세대씩 분양하던 국내 주택시장이 2019년 분양물량이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침체되자 성장이 꺾이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건설업계는 해외수주 회복이 아시아의 국가의 경기부양책과 유가 상승에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상황을 벗어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나설 경우 해외 수주실적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유가 상승을 통해 중동 지역의 발주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희망적인 부분은 국제 유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의 빠른 회복으로 (건설업의) 해외 디스카운트 요인이 제거 중”이라며 “해외 시황의 영향이 큰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 실적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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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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